21개국 26명 정상급 인사… 2012년 핵안보회의 이후 최대
숙박도 서울ㆍ평창ㆍ강릉 제각각
‘백두혈통’ 김여정 첫 방남에 신변보호도 비상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각국 정상 등 거물급 인사가 대거 참석하면서 경호 교통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 초비상이다. 대회 기간 방한하는 정상급 외빈은 개막식 폐막식 합쳐 26명으로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최대 규모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곳은 경호 담당이다. 개막식에 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정상급 인사 근접 경호는 대통령 경호처 담당이지만, 이들의 원거리 경호와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명예위원장 등 장관급 외빈 경호는 전적으로 경찰 몫이다. 폐막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경호에만 경찰력 3,000여명(교대 포함)을 투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이동경로가 각양각색이라는 점. 국빈에게는 의전용 차량(에쿠스) 1대와 수행원 차량이 3대씩 지원되는데, 숙소가 서울(롯데ㆍ힐튼ㆍ하얏트ㆍ신라호텔), 강원 평창(알펜시아) 강릉(세인트존스)으로 흩어져 있고 이용하는 공항만 서울ㆍ인천ㆍ김포ㆍ양양 등 4곳이다. 공항에서 곧바로 평창으로 가는 인사가 있는가 하면, 서울에 머물다 KTX 등을 타고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선이 다양해 그만큼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안국은 ‘백두혈통’으로 처음 남쪽 땅을 밟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 방문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 인사 경호는 국가정보원 주관이지만, 경찰도 지원 요청에 따라 이들의 신변 보호를 담당한다. 지난달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당시에도 보안국 인력이 투입됐다. 이번엔 급이 백두혈통으로 높아짐에 따라 신변 보호 수준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현송월 방남 당시 돌발 상황을 막기 위해 서울역 일대에만 9개 중대 720명을 배치한 바 있다.
국빈 차량을 호위하는 교통 경찰도 긴장하긴 마찬가지. 현송월 일행 방남 당시 서울ㆍ강원 지역을 통틀어 순찰차 4대, 경찰 오토바이 4~6대가 투입됐는데, 경찰은 이번 국빈 차량 호위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강원 지역은 추운 날씨로 노면이 미끄러운 점을 감안, 오토바이 대신 순찰차로만 호위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방이라 도로가 좁아 개막식 때는 (국빈) 이동시간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예정”이라며 “국빈들의 안전한 이동을 호위하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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