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ㆍ미사일 문제를 오로지 미국과만 논의하려 한다고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자국 뉴스전문 TV채널 ‘로시야24’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국의 핵 미사일 전력이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미국과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남한과 북한 간에) 어떤 논의가 이뤄진다 해도 실질적인 의견 교환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이 문제는 일차적으로 미국과 북한 사이의 일”이라고 규정했다.
마체고라는 ‘북한이 핵프로그램 동결에 동의할 경우,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 체제 안전을 보증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우리의 단계적 계획(러ㆍ중이 제안한 로드맵)은 동북아에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언젠가 북한이 관심을 표명하면, 베이징이나 모스크바에서 ‘보증 문제’를 논의할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추가 시험 중단 발표 및 비확산 공약, 한미 양국의 연합훈련 축소(1단계)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2단계) ▦다자협정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및 동북아지역 안보체제 논의(3단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마체고라는 경제봉쇄 등 더욱 강력한 추가 대북제재에 대해선 ‘북한으로선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우려를 거듭 표명했다. 그는 “이제 (대북제재의) 마지막 경계까지 왔으며, 더 나아가면 북한에 대한 완전한 봉쇄가 시작될 것”이라며 “그러면 북한은 전쟁 선포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사회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지금의 제재 조치들도 이미 북한 일반 주민들의 생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