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8일 오후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쏟아냈다. 한미관계를 의식해 공개석상에서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날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남북 대화 속도에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 한국 보수층을 겨냥한 듯 한국전에 참전했던 선친의 무공을 소개하는 한편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북한 위협에 맞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도 재확인했다.
이날 오후 4시17분 오산 공군기지로 입국한 펜스 부통령은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조윤제 주미 대사 영접을 받았다. 이어 준비된 헬기로 용산 미군기지로 이동한 뒤 청와대로 향해 문 대통령을 면담했다.
펜스 부통령은 공개석상에서는 겸손하고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방명록에도 “강력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기 위해 이곳 청와대를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고 썼다.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깍듯이 예의를 차리는 한편, 언론 공개 대화에서는 평창 올림픽의 성공개최를 축하하고 공고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발언만 했다.
그러나 비공개 대화에서는 한국의 대북 접근에 우려를 표시했다. 외신은 대북 접근에서 한미간 이견이 존재하더라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강력한 압박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에서는 선친이 한국전에서 미군이 참가한 전투 중 가장 치열했다는 평가를 받는 철원 인근 ‘올드 브래디 전투’와 ‘폭찹힐 전투’ 영웅이었다고 소개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선친은 떠났지만 그가 무공으로 받은 훈장은 백악관 웨스트윙의 내 사무실 책상 위에 있다. 몇 시간 후 나는 내 아버지가 방어하기 위해 싸웠던 그 나라로 간다”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이틀째인 9일에도 오토 웜비어 가족과 탈북자들과 함께 천안함 추모비를 방문, 천안함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등 북한 견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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