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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인식 안경 낀 ‘빅 브라더 중국 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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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 인식 안경 낀 ‘빅 브라더 중국 공안’

입력
2018.02.08 16: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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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저우시 고속철역 4곳에 배치

0.1초 만에 최대 1만명 얼굴 스캔

춘절에 범죄자 색출한다지만

인권 탄압 ‘감시 사회’ 우려

안면인식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스마트 안경’을 끼고 있는 중국 경찰의 모습. AFP 연합뉴스
안면인식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스마트 안경’을 끼고 있는 중국 경찰의 모습. AFP 연합뉴스

중국 경찰은 이제 수상하다 싶으면 쳐다 보기만해도 범죄자 여부를 가려낼 수 있게 됐다. 안면인식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해서다. 당장은 연 인원 30억명이 이동할 춘제(春節ㆍ설) 연휴 기간 중 보다 쉽게 범죄자를 색출하기 위해서라지만, 일상적인 인권침해와 정치적 악용 가능성 때문에 중국 사회가 완전한 ‘빅 브라더’사회로 치달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8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경찰당국은 춘제 연휴 특별수송 기간인 춘윈(春運) 첫 날인 지난 1일부터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경찰들을 고속철역 출입구 4곳에 배치했다. 이 스마트 안경은 0.1초만에 최대 1만명의 얼굴을 스캔할 수 있고, 해당 정보는 태블릿 기기로 전송돼 용의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얼굴들을 검색하는 소프트웨어와 연동된다. 범죄자 관련 정보가 확인된 뒤 스마트 안경을 착용한 경찰에게 전달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2~3초에 불과하다.

정저우 경찰당국 관계자는 중국 철도뉴스 웹사이트 ‘차이나 레일’과의 인터뷰에서 “춘윈 기간에는 소매치기와 뺑소니, 절도 등이 기승을 부리고 다른 범죄 연루자들이 손쉽게 몸을 피하기도 한다”면서 “춘윈 이후에 이번 스마트 안경 착용 근무의 성과를 평가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까지 정저우 고속철역에선 뺑소니범과 인신매매 연루 수배자 등 7명을 검거하고 위조신분증을 제시한 26명도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중국 베이징(北京)시와 톈진(天津)시,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등지에선 올해 초부터 일선 경찰들에게 세계 최초로 720도 회전 기능에 안면ㆍ동작인식 기능을 갖춘 초소형 카메라가 지급됐다. 어깨에 착용하는 이 카메라는 전후ㆍ상하ㆍ좌우로 자유롭게 회전함으로써 가슴 부위에 부착하는 기존 카메라의 시야 제한을 보완했다. 또 스마트 안경과 마찬가지로 군중 속에서 용의자를 찾는 것은 물론 위험한 행동까지 예측해낼 수 있다.

영국 BBC와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언론들은 “첨단화된 중국의 감시 장비가 소수민족이나 반체제 인사 탄압 등에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공산당과 권위주의적 정부 눈치를 보는 중국 언론은 사생활 침해나 인권탄압 우려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20년부터 차세대 이동통신망이 구축되면 국가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가 범죄 예방은 물론 자율주행ㆍ금융 등을 포함해 상업적인 목적으로도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켰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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