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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잘 만들면 냄새 덜나요… 젊은층도 즐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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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잘 만들면 냄새 덜나요… 젊은층도 즐겼으면”

입력
2018.02.08 16:0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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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청국장 명인 서분례씨

발효 환경 연구하며 30년 외길

홈쇼핑에선 여러차례 ‘완판’ 기록

“사랑해줘 뿌듯” 매번 방송서 눈물

8일 서울 상암동 공영홈쇼핑 스튜디오에서 방송준비 중인 서분례 명인. 공영홈쇼핑 제공
8일 서울 상암동 공영홈쇼핑 스튜디오에서 방송준비 중인 서분례 명인. 공영홈쇼핑 제공

“전통 청국장을 많은 사람이 사랑해준다는 사실이 고마워서 그랬어요.”

국내 유일 청국장 명인 서분례(72)씨는 최근 홈쇼핑 업계 화제의 인물로 통한다. 홈쇼핑에서 잘 팔리지 않던 아이템 ‘청국장’을 여러 차례 ‘완판(매진)’ 시켜 방송 관계자들을 놀래게 한데다, 방송 출연 때마다 흘리는 눈물 때문이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공영홈쇼핑에서 만난 서분례 명인은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묻자 “자제를 하려고 해도 많은 사람이 내가 만든 청국장을 먹어준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 눈물 억제가 안 된다”고 쑥스러워했다.

서 명인은 30년 넘게 우리 전통 청국장을 개량ㆍ발전시켜 온 청국장 명인이다. 정부는 전통 식품을 계승 발전하자는 취지로 술과 감초, 김치 등 다양한 식품 분야에서 모두 60여 명의 명인을 인증했는데, 이중 청국장 관련 인증을 받은 명인은 서 씨가 유일하다.

서 명인이 ‘청국장 외길 인생’에 접어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이다. 어머니로부터 배운 전통 방식에 따라 된장과 청국장을 만들어 시장 등에 판매했는데, 사람들이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외면하자 ‘냄새가 안 나는 청국장’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고 청국장 연구를 시작했다. 서 명인은 “청국장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온도와 습도가 수시로 변화는 환경에서 청국장을 발효시키기 때문”이라며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청국장을 발효시키면 명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집에서 냄새가 덜한 청국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명인이 홈쇼핑 판매 방송에 나서게 된 것은 사라져 가는 청국장을 조금이라도 더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절박함 때문이다. “청국장을 먹기만 해도 소화기관이 깨끗이 청소돼 면역력이 크게 올라가는 보물과 같은 우리 고유음식입니다. 냄새난다는 이유로 우리들이 외면하고 그 자리를 일본 ‘낫토’ 등이 차지하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30년간 전통 청국장 알리기에 노력해 온 서 명인은 최근 홈쇼핑에 출연하며 방송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 청국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서 명인은 “홈쇼핑 출연 이후 여러 방송사 토크쇼 게스트로 섭외 제의를 받고 출연하기도 했다”며 “내가 만든 청국장이 많이 팔리는 것보다 전통 청국장의 효능과 제조 기법 등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게 더 기쁘고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서 명인은 끝으로 “전 세계 유명 요리사들도 청국장의 맛을 인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린이들과 젊은 청년층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청국장을 이용한 요리 개발에 등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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