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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구긴 산은 "대우 매각 신속히 재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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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구긴 산은 "대우 매각 신속히 재추진"

입력
2018.02.08 16: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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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내실 다시고 기업가치 제고가 우선”

대우건설 연내 재매각 어려울 듯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KDB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 무산으로 체면을 구겼다. 산은이 당장 재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9월 이동걸 회장 취임으로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산은의 기업 구조조정 작업은 금호타이어에 이어 대우건설까지 꼬이면서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다.

산은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호반건설로부터 대우건설 주식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의 포기의사를 전달 받음에 따라 인수합병(M&A) 절차를 공식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매각은 시장의 외면 속에서 호반만 단독 입찰해 흥행에 실패한데다가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며 난항을 겪어 왔다. 더구나 대우건설의 추가 부실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어 새로운 매수자가 빠른 시일 안에 나오긴 힘들어 보인다. 사실 산은은 주택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여서 대우건설 매각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 단독으로 나선 호반건설과의 협상에 공을 들여왔다. 지분(50.75%) 분할 매각과 헐값 매각(투입자금 3조2,000억원의 반토막인 인수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호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매각 중단으로 이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산은 관계자는 “우선 대우건설의 내실을 다지고 기업가치를 제고한 뒤 시장여건에 따라 신속히 매각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건설업계 비수기인 겨울은 실적과 주가가 좋지 않아 가능하면 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추가 부실 검증 작업 등에 수 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재매각은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첫 기업 구조조정인 금호타이어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우건설 매각마저 불발되며 이동걸 산은 회장도 위기를 맞았다. 취임 당시만 해도 이 회장은 “구조조정의 제1 원칙은 독자생존 여부”라고 기준을 제시하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만나 우선매수권을 포기시키는 등 강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금호타이어가 채권단 자율협약 형태의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후론 의미 있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외부 자본을 유치해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구상이지만, 전제 조건인 임금삭감 등 자구안을 금호타이어 노조가 거부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산은이 대우건설 해외부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금호타이어도 더 부실화하기 전 청산할 부분과 회생 가능한 부분을 분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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