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학부모라면 꼭 알아야 할 환경상식 10가지
한국환경공단, ‘중학생이 되기 전 꼭 알아야 할 환경상식 10가지’ 발간
1955년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다약마을 상공을 날던 전투기에서는 수많은 고양이들이 낙하산으로 투하됐다. 이는 당시 저렴하고 효과가 좋은 살충제로 알려진 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DDT)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다약마을에 DDT를 뿌렸다. 하지만 DDT에 중독된 바퀴벌레를 도마뱀들이 먹었고, 이를 잡아먹은 고양이들이 죽어 나가면서 쥐들이 득세해 페스트와 발진티푸스가 퍼져나간 것이다. WHO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된 지역을 살리기 위해 영국 공군에 도움을 요청했고, 고양이들이 마을에 긴급 투입되면서 생태계는 다시 회복됐다. 현재 DDT는 ‘죽음의 살충제’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은 석면, 미세먼지 등 주요 환경정보 10가지를 초등학생 수준에 맞춰 소개하는 환경 교육도서 ‘중학생이 되기 전 꼭 알아야 할 환경상식 10가지’(이하 환경상식 10가지)를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책에는 주제와 관련된 인물, 사건, 배경 등을 함께 수록했다. 책을 집필한 고영란 경기 상록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매일 숨을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에 석면, 미세먼지 등 여러 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이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환경과 관련된 역사 상식을 풍부하게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퀴리부부가 발견한 우라늄 광석인 라듐은 1902년 세상에 알려지면서 아름다운 불빛을 내는 특징 때문에 생수, 치약, 초콜릿, 화장품에까지 사용됐다. 하지만 밤에도 시계가 보일 수 있도록 시계 바늘에 붓으로 라듐을 칠하는 작업을 했던 ‘라듐 소녀’들로 인해 위험한 물질로 알려지게 된다. 소녀들은 갈라진 붓을 모으기 위해 붓을 입으로 가져갔고, 한 달에 수 천번 이른바 ‘립 포인팅’을 하면서 라듐을 먹게 됐고 방사능 후유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외에 ‘층간소음 이야기’에는 고대 로마의 주상복합 아파트로 불리는 ‘인술라’, ‘석면 이야기’에는 동방견문록의 작가 마르코 폴로와 원나라 황제 쿠빌라이가 등장해 흥미를 더 한다.
‘환경상식 10가지’는 인천지역 환경특성화 초등학교 8곳에 책자로 우선 배포되며, 전국 시ㆍ도 교육청과 환경교육포털사이트(www.keep.go.kr), 한국환경공단 누리집(www.keco.or.kr)에서 그림파일(PDF) 형태로 9일부터 내려 받을 수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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