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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요즘 세상… 바흐 음악서 평화 찾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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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한 요즘 세상… 바흐 음악서 평화 찾길”

입력
2018.02.08 15:4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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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아티스트’ 지용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자신의 느낌으로 연주한

워너클래식 앨범 발매

세계적 음반 레이블 워너클래식에서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발매하는 피아니스트 지용이 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세계적 음반 레이블 워너클래식에서 인터내셔널 데뷔 앨범을 발매하는 피아니스트 지용이 8일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요즘 세상이 시끄럽잖아요. 이번에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연주하면서 바흐가 세상을 살릴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음악에서 평화를 느끼고 삶의 진실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자신을 ‘피아노 아티스트’로 소개하는 지용(27)은 그간 파격의 피아니스트로 불렸다. 2016년 구글 안드로이드 광고에서 모두 같은 음으로 맞춰진 피아노와 88개의 건반 소리를 지닌 피아노를 번갈아 가며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연주해 시선을 끌었다. ‘서로 함께 그러나 똑같지 않게’라는 이 광고의 메시지는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지용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했다. 일본 재즈그룹 ‘프리 템포’와 함께 앨범을 냈고, 지난해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악기를 연주했다. 바흐 뮤직비디오에서는 직접 춤을 추기도 했다.

파격을 거듭했던 지용이 다시 전통적인 클래식 음악인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돌아왔다. 세계적 음반 레이블인 워너클래식에서 백건우, 임동혁, 임현정에 이어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네 번째로 앨범을 발매한다. 그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호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음악 행보에 대해 말했다.

지용은 본래 클래식의 한복판에 있던 연주자다. 8세에 뉴욕 줄리어드 음악원 예비학교에 들어갔다. 10세 때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최하는 콩쿠르에서 우승해 유명 매니지먼트사 IMG와 역대 최연소 아티스트로 계약을 맺었다. 그가 다시 바흐를 찾은 이유는 “어린 시절 연주하던 감성이 돌아왔다”고 느껴서다.

지용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발매를 기념해 23, 24일 국내에서 '아이 엠 낫 더 세임'이라는 부제의 연주회를 연다. 그는 저마다의 개성에서 음악의 아름다움이 나온다고 믿는 연주자다. 크레디아 제공
지용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앨범 발매를 기념해 23, 24일 국내에서 '아이 엠 낫 더 세임'이라는 부제의 연주회를 연다. 그는 저마다의 개성에서 음악의 아름다움이 나온다고 믿는 연주자다. 크레디아 제공

이 다재다능한 피아니스트는 10대 후반 방황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이 사라졌다고 느껴 2년 간 피아노 앞을 떠나 있었다. 그를 다시 피아노로 불러들인 게 바흐였다. 지용은 “기계적으로 연주하는 게 싫었다”며 “20대 초반 예프게니 키신이 연주한 바흐의 샤콘느를 듣고 세상이 뚫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다시 용기를 얻어 피아노를 치게 됐다”고 했다.

지용은 작곡된 지 300년이 지난 바흐의 곡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300년 전 스타일 그대로 연주한다면 바흐가 동굴에서 살았느냐고 물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느낀 자신만의 바흐를 앨범에 담았다고 자신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그는 이달 23, 24일 익산과 서울에서 연주회를 연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비롯해 라벨의 라 발스, 존 케이지의 4분33초, 슈만 아라베스크를 함께 연주한다. 독주회 부제가 ‘아이 엠 낫 더 세임’이다. ‘나는 똑같지 않아’란 뜻이다. “다른 것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한 분위기에 반기를 들고 싶은 마음에서 지은 제목이에요. ‘모두가 똑같아지려고 노력하지 말자’고 외치고 싶었다고 할까요. 아름다운 음악이란 결국 각자 개성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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