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르게 성장세인 조립식(DIY)가구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다. 임직원 100여명 남짓의 ‘마켓비’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5년 설립 이후, 12년 만인 지난해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면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2005년부터 10명의 직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DIY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실 마켓비의 기초체력 다지기는 이미 2000년부터 시작됐다. 이 업체 최고경영자(CEO)인 남지희(39) 대표는 마켓비 설립 5년 전, 온라인 카페와 쇼핑몰을 상대로 한 구매대행업으로 소비자들의 숨겨진 욕구 파악에 나섰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당시에는 생소했지만 조립가구 시장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부분에 착안해 2005년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DIY가구 판매에 들어갔다”며 “구색을 강화하기 위해 마켓비가 직접 개발한 상품과 구매대행 상품을 함께 선보였다”고 말했다. 당시엔 온라인 상에서 DIY가구를 구매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승산도 충분하다는 게 남 대표의 판단이었다.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관건은 역시 합리적인 가격의 질 좋은 상품 확보였다. 마켓비측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아이템 발굴을 위해 국ㆍ내외의 수십 곳의 제조사들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가성비 좋은 제품 확보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남 대표는 “캐비닛 상품을 구하기 위해 중국의 A사를 찾아갔는데 만나주질 않았다”며 “공장 옆에 숙소를 잡고 매일매일 찾아갔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도 그럴 것이, 소규모 업체들과는 거리를 두는 게 관례처럼 굳혀져 있었기 때문이다. 1개월여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A사 설득에 성공했고, 현재 이 업체는 마켓비측의 최고의 협력사로 동반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고객도 화답하고 있다. 실제 1,700만명 이상의 회원수를 둔 전자상거래 업체 티몬에서 현재 히트상품 중 하나가 바로 마켓비 캐비넷이다. 2단 서랍장에서부터 세로 문이 달린 캐비닛까지 다양하다. 견고함과 내구성을 갖춘데다 색상도 검정, 빨강, 흰색 등으로 다양했다. 제품에 따라 3만원대부터 구매가 가능,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의 폭도 넓혔다.
남 대표는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상품들을 선보여 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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