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문경수 지음
동아시아 발행ㆍ292쪽ㆍ1만4,000원
볕 좋고 바람 좋은 제주에서 으스스한 느낌이 나는 유일한 곳은 곶자왈이다. 실제 서늘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나무들이 얽힌 모양새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풍겨서다. 왜 그럴까. 용암이 식으며 듬성듬성한 돌 땅이 만들어진다. 이걸 숨골이라 하는데 숨골은 물과 지열을 보존한다. 물과 지열이 보존되니 숲이, 곶자왈이 들어선다. 연중 16~18℃니까 온대, 한대 식물이 모두 어울려 산다. 단, 흙이 아니라 돌을 쥐어야 하니 뿌리는 잔뿌리가 아니라 널찍한 판형 모양을 띤다. 탐험가인 저자가 제주를 설명한 글이다. 탐험은 아마존 밀림 같은 곳에서나 하는 거 아닌가? 가까이 있으면 가치를 모른다. 저자는 해외 탐험 때 외국인 연구자들이 제주를 보고 싶어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하와이 빅아일랜드 섬의 축소판이어서다. 화산, 용암 관련이라면 제주를 봐야 한단 얘기다. 봄이 온다. ‘과학’이 제목에 들어있지만 아주 친절한 설명이니 제주 여행길에 챙겨볼 만하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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