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이 근무시간 단축을 위해 3개 점포의 개점시간을 30분 늦춰 오전 11시에 문을 열기로 했다.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해 이마트 근무시간과 영업시간 단축을 시행한 데 이어 백화점까지 영업시간 조정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공식적으로 개점시간을 단축하게 될 경우 40년 가까이 불문율처럼 지켜오던 백화점 업계의 오전 10시30분 개점 원칙이 깨지게 된다.
7일 신세계백화점은 내달 1일부터 영등포ㆍ경기ㆍ광주점 3개 점포의 개점 시간을 오전 11시로 30분 늦추고 영업시간도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이번 영업시간 단축은 고객과 협력업체 등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성격의 시행으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될 경우 다른 점포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개점시간을 늦추더라도 폐점시간은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할 방침이다. 통상 국내 백화점 업계의 점포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30분~오후 8시, 주말(금요일 포함) 오전 10시30분~오후 8시30분이다. 오전 10시30분 문을 여는 운영 공식은 롯데백화점 본점이 등장한 1979년에 생겨나 40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수가 비교적 적은 오전 시간대 영업시간을 줄여 매출 감소 등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 단 식품관 등 일부 매장은 현행대로 10시30분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각 점포 현장 직원 근무시간은 지난달부터 오전 10시~오후 6시로 조정했다. 신세계그룹의 35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것으로 이마트에 이어 백화점 현장도 운영시간을 단축했다. 지난해까지 오전 9시30분에 출근해 백화점 폐점시간까지 일했지만, 올 들어서는 층별 당직자 1명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오후 6시에 퇴근한다. 다만 신세계 직원이 아닌 입점 협력사 근무자는 이 기준을 적용 받지 않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입점 협력사 근무자의 근무시간까지 강제로 줄일 수는 없지만 영업시간을 단축하면 자연스럽게 근무시간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영업시간 단축이 업계 전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회사마다 근무체계가 다르고 점포마다 특성이 달라 업계 전체로 확산하기는 어렵겠지만 신세계백화점의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 있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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