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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협상? 코피? 자유? 북한의 선택

입력
2018.02.07 14:3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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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8일 오전 북한은 인민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거행한다. 이 행사에서 과연 핵무기의 운반체이면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개할 것인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하고 있다. 만약 새로운 ICBM이나 SLBM이 공개된다면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의 결심을 더욱 굳히게 될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공식서열 2위인 김영남을 단장으로 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 미국도 펜스부통령이 방문단을 이끌고 방한하는데 이 둘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공개된 펜스부통령의 일정을 보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먼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의 총본산이라 할 수 있는 알래스카의 엘먼도프 공군기지를 방문하여 군사작전의 방패인 MD능력을 점검했다. 다음으로 주일 미공군 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기지를 방문하여 창을 점검했다. 그 후 한국에 와서 탈북자들을 초청하여 해군 2함대에 있는 천안함 추모관을 방문한다. 펜스부통령이 평창에 오면서 했던 발언과 이런 동선은 북한 인사와의 만남이나 협상이 쉽지 않음을 예견하게 한다.

최근 진행된 미군의 군사작전 이름을 보면 작전의 목표를 알 수 있다.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였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항구적 자유’였으며, 후세인 정권의 제거가 목표였던 이라크전은 ‘이라크의 자유’였다. 역시 카다피 정권을 무너뜨리는 것이 목표였던 리비아 폭격전은 ‘오딧세이 여명’이었다. 이에 반해 9.11 테러의 주범이었던 오사마 빈라덴 참수작전은 ‘넵튠의 창’이었다. 바다의 신 넵튠은 바로 미 해군을 뜻하는 말이고 멀리서 찌르는 무기인 창은 장거리 공격을 통해 소수만 죽이겠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특수부대가 파키스탄으로 들어가 오사마 빈라덴 등 소수만을 사살했다. 이렇게 자유민주주의의 기본가치인 자유,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여명 등의 이름을 붙였던 작전은 최고지도자가 죽고 정권이 교체 됐다. 북한에 대한 작전명은 그런 유의 단어가 아니라 ‘코피’다. 이름으로만 유추한다면 미국의 군사작전 목표가 북한 정권의 교체보다는 정밀타격을 통해 북한의 핵만 제거하려는 작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지난 몇 달에 걸쳐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해 놓은 전력이 핵시설을 타격하는 군사작전만 하기에는 너무 많다. 항공모함 전단 2개가 배치됐고, 강습상륙전단 3개로 해병대 1개 사단을 상륙시킬 수 있는 능력도 준비해 놓았다. 수천 명의 공정부대를 일시에 공수 시킬 수 있는 전략수송기들을 주일미군기지에 배치해 놓았고, 일본에 있는 4개 공군기지에는 더 이상 들어찰 수 없을 만큼의 전력을 추가로 들여왔다. 괌에는 많은 수의 전략폭격기들이 장기 주둔이 가능한 정비인력까지 대동하고 왔다. 미 해군 전력의 60%이상이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7함대에 배치됐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전력이 한반도 주변에 깔려 있는지 알 수 있다. 미 본토에는 예비군 동원시스템을 재점검했으며 더 무서운 것은 작년부터 육군과 공군탄약들도 다량으로 한국에 추가로 들어와 있다. 이는 지상전도 준비한다는 말이다. 결국 북한에 대한 코피작전을 진행하다가 북한이 남한에 포를 발사하는 등 거칠게 반응하면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말이 된다.

코피작전의 개시는 전적으로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 또 이 작전은 정권교체 작전으로 발전할 수 있음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직시하고 열병식과 올림픽 후 한미군사훈련 상황에서 섣부른 행동을 삼가야 한다. 그런 전향적 태도를 보이며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과 적극적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북한은 정권의 생존은 물론 한반도를 전쟁의 참화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소중한 기회인 올림픽을 덧없이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신인균 자주국방 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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