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최다니엘은 영리한 배우다. 특정 생활 방식에 젖다 보면 자신이 무엇을 누리고 있고, 또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가를 잊게 마련인데, 최다니엘은 연예인으로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또 견뎌야 할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작은 시련이나 고민 같은 것들 을 ‘그런 것이겠거니’ 하고 넘길 수 있는 힘은 여기에서 나온다. 자신의 아픔을 굳이 드라마틱하게 만들거나 그것에 매몰되지 않는 사람. 한 때 가정을 꾸리는 것에 로망이 있었다는 최다니엘은 이제 결혼에 대해 “자신 없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한다.
-‘저글러스’ 전까지 군 생활로 인한 공백기가 있었다. 복귀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잊히면 어떡하나 그런 부담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눈에 확 띌 때가 있으면 안 띌 때도 있는 것 아닌가. 욕심을 바락바락 내서 ‘내가 꼭 빛을 봐야해’라고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물리적으로 되는 일도 아니고. 내가 할 일을 하면서 지내다 보면 천운이 내려서 좋은 날이 오기도 하는 거고, 안 오면 또 그냥 안 오는 거다. 연기 생활 3년 하고 끝낼 것도 아니고 아직도 내겐 몇 십 년 정도 되는 긴 기간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먹고 살 정도만 벌고 있으면 걱정 크게 안 한다.”
-성격이 느긋한 편인가 보다.
“누가 날 찾아주면 ‘고맙습니다’ 하고 주어진 걸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꾸준히 작품을 할 수 있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그런 걸 고민해 본 적이 별로 없다 실은. 내가 특별히 연기를 기똥차게 한다고도 생각 안 하고 유니크한 장점이 있다고도 생각 안 한다. 다만 날 뽑아준 데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최대한 열심히 하는 사람이긴 하다.”
-‘저글러스’의 남치원은 어떻게 연기했나.
“치원이는 처음엔 자신을 많이 안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수동적인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그 부분을 지키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 내가 울고, 웃기고 할 필요가 없으니 욕심내지 말자고 생각했다.”
-로맨틱 코미디는 오랜만이었는데.
“스스로 코미디에 약하다고 생각을 해왔다. 그래서 ‘저글러스’는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앞으로 코미디나 로맨틱 코미디에 더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전에 안경 안 쓰는 배역 맡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내가 그랬나. (웃음) 그런데 이번에도 쓰고 말았다. 작가님이 아예 대본에 써놨더라. 작가님이 생각했던 치원이는 ‘킹스맨’ 같은 느낌이었다. 뿔테 안경 쓰고, 수제화 신고, 머리 올백하고 그런. 그런데 너무 뿔테만 쓰고 있으면 답답해 보일 것 같아서 뿔테는 집에서만 쓰는 것으로 설정했다.”
-인터뷰를 하면서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발언을 많이 했더라
“독신주의자 그런 건 아니다. 사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일을 계속 해나가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배우라는 이 직업이 본의 아니게 주위 사람들에게 헌신을 강요하게 되는 것 같더라. 일하는 시간도 불규칙하고, 마음대로 밖에 나갈 수도 없고. 그런 게 쌓이면서 ‘내가 결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내가 가정에 충실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가족들을 너무 힘들게 하진 않을지도 걱정이다.”
-이런 이야기를 굉장히 덤덤하게 한다.
“너무 많이 가지고 싶어하거나 과도하게 욕심을 내다 보면 삶이 피곤해지는 것 같다. 집에 먹을 게 안 떨어지면 되는 거 아닌가란 생각이다. 욕심을 계속 내면 일상생활에서도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기고. 주어진 것에 만족하면서 살자는 생각이다.”
-인간 최다니엘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지.
“아는 형들 만나서 커피 마시고 당구 치고 이야기하고 햄버거 먹으러 가는 것. (웃음) 배우가 되면서 유명세를 갖게 됐다. 그러면서 가장 그리운 건 평범한 일상이다. 어디 가서 대접 받고 이런 건 고맙지만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 붕어빵 사먹고, 크리스마스에 손잡고 명동 다니고, 놀이터에서 컵라면 먹고. 그런 게 그리울 때가 있다.”
사진=제이와이드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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