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3일 앞둔 6일 오후 강릉 올림픽빌리지에서 미디어 투어 행사가 열렸다. 사진은 레지던트센터에 비치된 콘돔./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국내 유통업계의 흔한 마케팅 기법 중 하나는 ‘한정판 출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제품이 한정판으로 나오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순간적으로 더 높아지곤 한다”며 “아울러 업체에서도 한정판이라고 홍보를 하는 과정에서 좋은 매대를 내주는 경우가 많아서 평균적으로 잘 팔린다”고 귀띔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붐업에도 이 한정판 마케팅이 위력을 발휘했다. 평창올림픽에 숨어있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현상들을 정리해봤다.
◇한정판 평창 롱패딩, ‘쏠림 현상’과 ‘과시 심리’ 방증
대회 개막 약 4개월 앞둔 지난해 10월 평창올림픽 공식후원사 롯데백화점이 한정판 롱패딩을 내놓자 포털사이트에는 ‘평창 롱패딩’이라는 실시간 검색어가 오르내렸다.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한껏 자극한 것이다. 14만9,000원으로 비슷한 사양의 제품들보다 약 20~30만 원 저렴하면서 평창올림픽의 상징성도 내포하고 있는 ‘평창 롱패딩’은 불티나게 팔렸다. 여기에는 한국 사회 특유의 쏠림 현상과 과시 심리 등이 한 몫을 했다. 심리학에서 ‘레밍 효과’는 자신의 생각 없이 남들이 하는 행태를 무작정 따라 하는 집단행동 현상을 일컫는데 한국 사회에 만연한 쏠림 현상을 대변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출시 초기 평창 롱패딩을 구매한 사람들은 기능성에 집중했지만, 입 소문을 듣고 뒤늦게 산 사람들은 ‘소유’와 ‘과시’에 의미를 뒀다는 분석이다. 과시 심리에는 타인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한국 사회 분위기도 곁들어 있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 스포츠+정치?
평창올림픽과 관련해서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남북단일팀 구성 문제였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1991년 이후 27년 만의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었고 결국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한 배를 타게 됐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두고는 말들이 많았다. 스포츠에 정치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지난달 11일 국회의장실과 SBS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2.2%가 ‘단일팀을 무리해서 구성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20, 30대가 가장 크게 반발했다. 19~29세 응답자 중 82.2%, 30~39세 응답자 중 82.6%가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이 감성적 민족주의나 스포츠 내셔널리즘에 따른 것은 아닌지 젊은층은 의문을 보낸 셈이다.
◇평창올림픽 콘돔 배포, 한국 사회 성(性) 인식 변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대회 기간 콘돔 총 11만개가 선수촌과 경기장 시설 곳곳에 배포된다. 선수촌에 보급되는 콘돔이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1988 서울올림픽 때부터다. 당시 올림픽 조직위는 선수들에게 콘돔 약 8,500개를 배포했다. 2000 시드니올림픽 땐 콘돔 7만개가 배포됐고, 2012 런던올림픽 땐 15만개,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땐 무려 45만개가 제공됐다. 2014 소치올림픽 때는 약 10만개가 배포됐다.
미국 올림픽 주관방송사 NBC는 5일(한국시간) 평창올림픽 콘돔 배포와 관련해 "보수적인 한국 사회가 성(性)에 대한 낯가림을 떨치고 열린 토론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국내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최대 규모의 콘돔 배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 사회 내 음성적 성 인식에도 변화가 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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