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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도권 미세먼지, 중국보다 국내 탓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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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수도권 미세먼지, 중국보다 국내 탓 컸다

입력
2018.02.06 18: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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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8일 발생 고농도 미세먼지

국외기여도 57%서 38% 점점 줄어

당시 자동차, 발전소 등 배출물질

대기 정체로 2차 미세먼지 만들어

정부,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운행 제한 확대 등 대응 나서

지난달 수도권에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PM2.5)가 중국 등 국외요인보다 ‘2차 생성’ 미세먼지 등 국내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달 15일부터 18일까지 수도권에 발생한 PM2.5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외 기여도는 15일 57%, 16일 45%, 17~18일 38%로 점차 낮아졌다고 6일 밝혔다.

김정수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미세먼지 발생 원인 가운데 국외 비중은 연평균 30~50%, 고농도 때는 60~80%로 나타났는데 이번 분석결과는 특이하게 국내 영향이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국내 대기정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15일 오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기여도는 중국 등 국외 요인 비중이 높았는데 대기가 정체되면서 중국으로부터 미세먼지가 유입되지 않았다. 반면 국내에서 자동차나 발전소 등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지면 부근에 축적되고 ‘2차생성 미세먼지’인 질산염으로 전환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당시 높은 습도도 질산염 생성에 기름을 부었다.

실제 15~17일 서울 은평구 수도권집중측정소에서 측정한 질산염(1.4%)의 시간당 증가율은 중국발 미세먼지에서 발견되는 황산염(0.7%) 증가율의 2배에 달했다.

15일부터 수도권에 유입된 중국 미세먼지는 그대로 이거나 줄어든 반면 북서풍으로 미세먼지가 해소되기 전인 18일 오후까지 국내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환경부 제공
15일부터 수도권에 유입된 중국 미세먼지는 그대로 이거나 줄어든 반면 북서풍으로 미세먼지가 해소되기 전인 18일 오후까지 국내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환경부 제공

이번 결과는 지난해 1월 18~19일 고농도 미세먼지의 최대 80%가 국외 비중이라는 결과와는 정반대다. 지난해 1월에도 대기정체가 있었지만 기압배치가 달랐기 때문이라는 게 국립환경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김 부장은 “올해는 고기압이 중국 내륙과 서해, 우리나라에 광범위하게 걸치면서 대기가 정체해 중국으로부터의 미세먼지 유입이 멈췄다”며 “지난해의 경우엔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이동한 상황에서 동해 쪽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미세먼지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대기가 정체 되면 미세먼지 2차생성이 활발해지는 것은 배출된 물질이 물리ㆍ 화학 등 2차 반응을 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반응하기 전 날아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미세먼지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대기 정체로 인한 수일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국내 원인이 높은 것으로 판명 난 만큼 국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겨울철 대기정체로 인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국내 비중이 높은 것으로 드러난 만큼 단기적 비상저감조치 발령에 그칠 게 아니라 배출량을 감소시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이날 미세먼지 즉각적 저감효과를 거두기 위해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와 배출가스저감장치부착, 건설기계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 동시저감장치 부착 등 저공해사업에 1,59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지역을 서울시에서 올 하반기부터는 인천시와 경기도 일대 17개 시까지 확대한다. 2020년에는 인천 옹진군과 경기도 연천ㆍ가평ㆍ양평을 제외한 수도권 전역에서 운행 제한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경유차 매연과 질소산화물 기준을 신설ㆍ강화하고 도로용 건설기계 3종에 대한 정밀검사 도입을 추진한다.

세종=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환경부장관 초청 미세먼지 대책 간담회에서 한 어린이가 간담회 전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환경부장관 초청 미세먼지 대책 간담회에서 한 어린이가 간담회 전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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