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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측 “청와대, 탁자 위론 손 잡더니 아래선 발길질”

입력
2018.02.06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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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직계 출신 조해진, 격앙된 내부 분위기 전해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이 전 대통령의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측근인 조해진 전 의원이 문재인 정부와 검찰을 향해 격앙된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MB 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MB를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조 전 의원은 MB의 핵심 참모그룹인 안국포럼 출신으로 친이직계로 분류된다.

조 전 의원은 6일 MBC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MB를 주범으로 적시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 단계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주범, 즉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의 혐의가 먼저 확인된 다음 옆에서 도와주거나 심부름 하는 사람들의 혐의가 확인되는 게 순서가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조 전 의원은 “검찰 발표대로 하면 심부름 한 것에 불과한 분을 기소하면서 그에게 지시하고 명령했다고 하는 분에 대해선 진술도 엇갈리거니와 본인에게 직접 확인도 안 된 상황인데 주범이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5일 특활비 수수와 사용에 개입한 김백준(78ㆍ구속 기소)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방조범으로 기소하면서 그의 공소장에 MB를 주범이라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나는 3월경 MB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조 전 의원은 “(관련자들의) 진술도 바뀌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으니 검증이 필요하다”며 “김성호ㆍ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진술도 정확하게 일치해야 사실관계가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발표를 두고 MB 주변에선 평창동계올림픽 개ㆍ폐막식 참석을 만류하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조 전 의원은 “청와대의 (올림픽) 초청을 받고 수락할 때도, 정권에서 이렇게까지 모욕과 망신을 주는데도 참석한다고 하기에 굉장히 (MB의) 마음이 무거웠다”며 “그래도 본인이 (재임시절) 어렵게 (유치를) 이룬 올림픽이니 (참석해) 잘 되길 바라고 힘을 보태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 의원은 “그런데 바로 검찰이 본인에 대한 조사나 확인 없이 주범이라고 규정하면서 구속 운운 하고 범죄자로 낙인 찍어놓고 오라고 하면…(어떻게 가겠느냐)”이라며 참모들의 격한 감정을 전했다. 그는 “좀 격앙된 참모는 ‘정부가 탁자위로 손을 잡으면서 초청하면서 탁자 밑으로는 발길질 하면서 오지 말라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꼭 가셔야 되겠느냐’고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MB는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진 않았다고 한다. 조 전 의원은 “많은 분들은 그럼에도 의연하게 가시는 게 국민 보기에도 모습이 보기 좋다고 (권유)했다”며 “이 전 대통령의 마음이 무거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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