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도한 주가상승ㆍ연준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 작용
미국 증시가 2거래일 연속 폭락하며 ‘패닉(공포) 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증시도 동반급락하면서 코스피는 6일 전일 종가 대비 55.51포인트(2.23%) 떨어진 2,436.24, 코스닥은 36.98포인트(4.31%) 떨어진 821.24로 출발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직전 거래일보다 1,175.21포인트(4.6%) 하락한 2만4,345.75으로 마감됐다. 직전 거래일인 2일 9년여 만에 최대 하락률(2.54%)을 기록했던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1,500포인트까지 낙폭을 키우며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113.19포인트(4.10%) 떨어진 2,648.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3.42포인트(3.78%) 낮은 6,967.53에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 지수는 하락 출발해 장중 낙폭을 계속 확대했다. 백악관이 “증시 폭락은 우려되지만, 우리는 경제 펀더멘털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물까지 쏟아지며 낙폭을 키웠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5%가량 떨어져 가장 큰 낙폭을 보였고, 에너지 헬스케어 기술 통신도 각각 4% 이상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범유럽 증시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6% 떨어진 382.00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해 11월15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독일(DAX30지수)은 0.8%, 영국(FTSE100지수)은 1.5% 하락했다.
이날 폭락장은 연초에 이어졌던 사상 최고치 행진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데다, 물가 상승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는 지난달 “올해 물가 상승이 기대되며, 중기적으로는 (목표치인)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이 연준의 공식 전망이지만, 시장에서는 4차례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증시자금 유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이만한 증시 폭락을 촉발할 뉴스가 없었다는 점에서, 일시적 조정국면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공교롭게 이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공식 취임한 날이었다. 파월은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가진 취임선서에서 “우리(연준)가 무엇을, 왜 하는지 설명하겠다는 약속을 강조하겠다”며 시장과의 소통을 약속했다. 또 “우리 금융시스템은 10여 년 전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이전보다 훨씬 강하다”며 “그런 길이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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