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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돋보기] 북한 정수현, 공격 포인트 기대감

입력
2018.02.06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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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단일팀 의사소통 조화

매끄럽게 패스 잘 주고 받아

긴박한 순간의 소통을 위해

짧은 용어 정립 반드시 필요”

남북단일팀 정수현이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퍽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단일팀 정수현이 4일 인천 선학링크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퍽을 향해 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일주일 밖에 합동 훈련을 하지 않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스웨덴(4일)과 평가전에서 기대 이상으로 조화를 이뤘다. 2라인에 레프트 윙 포워드로 들어간 정수현은 북측 선수 중 가장 돋보였다. 윙으로 스피드를 이용해 공격이 날카로웠고, 공간 활용도 잘했다. 아직 손발을 맞추지 않은 나머지 혼자 하려는 경향도 있었는데, 같은 조의 센터와 반대쪽 윙이 조금만 더 받쳐준다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지금 정수현을 보면 2라인에 고정시켜도 좋을 것 같다. 1라인 공격진(박종아-이진규-최유정)에 진입하긴 어렵겠지만 네 번째 공격수부터는 거의 비슷한 기량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남은 기간 2라인 붙박이 선수들과 훈련을 좀 더 한다면 득점이나 어시스트 등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도 있겠다. 북쪽에서 선수 한 명이 고정적으로 나온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4라인의 수비수 황충금이 출전 선수 22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출전하지 않았던 이유는 경기 상황 때문이었다. 점수가 3-1로 벌어지다 보니까 더 실점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세러 머리 감독이 조심스러운 운영을 했던 것 같다. 첫 실점 상황도 수비 쪽에서 패스미스가 곧바로 골을 허용했다. 4라인을 거의 운영하지 않다 보니까 3피리어드에서 선수들이 지쳐 잘 뛰지 못했다. 반면 스웨덴 선수들은 쌩쌩 잘 돌아다녔다. 축구는 경기 중간 걷기도 하면서 숨을 고를 수 있지만 아이스하키는 방향 전환이 많고,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해 체력 소모가 엄청 크다. 그래서 초반부터 3~4라인을 가동해야만 힘 안들이고 원활하게 팀이 돌아갈 수 있다.

가장 우려했던 선수들간의 의사소통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경기를 보면 2라인에서 매끄럽게 패스를 잘 주고 받았다. 아이스하키는 패스 게임이다. 북측 선수들이 ‘패스 해’를 ‘연락하라’고 말을 하는데, 단어가 길면 긴박한 순간 잘 안 들릴 수 있다. 미국 출신 선수들은 당연히 더욱 못 알아 듣는다. 때문에 짧게 ‘패스’ ‘헤이’ ‘연락’이라고 딱 잘라 말하거나 선수 이름을 부르는 방법이 있다(실제 임대넬은 경기 중 패스 또는 연락이란 말을 많이 쓴다고 했다). 선수 시절 북한과 경기를 할 당시 들렸던 말은 ‘연락하라’가 대부분이었다.

공격을 나갔다가 수비로 전환할 때는 보통 우리 선수들은 ‘빽빽’(뒤로 돌아와) ‘헬프’(도와줘)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북측 선수들이 무슨 말인지 몰라 소통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기껏해야 일주일 훈련 했으니 아직 생소할 수밖에 없다. 북측 선수들이 우리 팀의 시스템에 녹아 드는 것만큼 긴박한 순간 의사소통을 위해 짧은 용어를 정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심의식 국군체육부대 아이스하키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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