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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타이밍 “스키 부츠에 센서 달아 메달색 감별부터 생중계까지”

입력
2018.02.05 18:0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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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타이밍 CEO가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오메가 평창동계올림픽 서울전시장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타이밍 CEO가 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오메가 평창동계올림픽 서울전시장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 시작 직전, 선수들이 출발선 앞에 자리 잡으면 국제빙상연맹(ISU) 관계자는 전자 스타팅 건(출발 신호용 총)을 쏜다. 총 소리와 동시에 시간 기록이 시작되고, 선수들의 발목에 부착된 센서가 전송하는 속도와 위치, 앞 선수와의 거리 등이 TV 중계 화면에 표시된다. 마지막 결승선 2~3㎝ 위로 지나가는 레이저는 주자가 통과하는 즉시 타이머를 정지시켜 기록을 측정하고, 근처에 설치된 세 대의 카메라는 1초당 사진 1만장을 찍어 누구의 스케이트날이 가장 앞섰는지 판단한다.

이 모든 과정의 총 책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타임키퍼(기록 측정사)’ 오메가타이밍이다.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타이밍 최고경영자(CEO)는 5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있어 시간은 전부”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올림픽의 세 가지 요소를 선수, 경기장, 타임키퍼라고들 말한다. 타임키퍼의 역할에 따라 메달 색깔이 갈릴 수도 있고, 경기의 공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오메가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부터 지금까지 타임키퍼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내고 있다.”

평창올림픽에서 오메가타이밍이 처음 선보이는 센서 기술은 경기에 재미를 더한다. 알파인 스키의 경우, 스키 부츠 뒤쪽에 5 Ⅹ 9㎝ 크기 센서를 부착해 순간 속도와 점프 거리, 풍속 등을 실시간으로 TV 중계에 내보낸다. 아이스하키 선수 유니폼 뒤쪽에 붙이는 작은 태그는 선수들의 동선과 속도, 빙판 체류시간 등을 측정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조브리스트 CEO는 “센서 시스템은 대중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정보를 제공해주기 위한 기술”이라면서 “(센서 부착을 위해) 2, 3년에 걸쳐 각 종목 선수 및 코치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공동 금메달을 차지한 스위스의 도미니크 지신(왼쪽)과 슬로베니아의 티나 메이즈. 연합뉴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공동 금메달을 차지한 스위스의 도미니크 지신(왼쪽)과 슬로베니아의 티나 메이즈. 연합뉴스

기술 발달로 100만분의 1초 단위까지 측정이 가능해졌지만 ‘공동 금메달’의 가능성은 열려있다. 일부 연맹에서 형평성을 이유로 100분의 1초 또는 1,000분의 1초 단위까지만 측정하도록 규정했기 때문. “차례대로 경기를 진행하는 알파인 스키의 경우 선수마다 영향을 받는 날씨나 기온이 다를 수 있다. 수영은 건축 기술의 한계로 각 레인 길이가 완벽히 똑같을 수 없다. 형평성을 위해, 사람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조건을 감안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소치올림픽 당시 여자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티나 메이즈(슬로베니아)와 도미니크 지신(스위스)이 1분41초57 기록으로 공동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수영 종목에서는 무려 3명의 선수가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평창올림픽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선수만 무려 2,900여명. 조브리스트 CEO는 이들이 후회 없이 올림픽을 마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오메가타이밍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등수에 관계 없이 모든 선수들이 정확한 기록을 받고 이를 납득하는 과정이 바로 올림픽”이라며 “오메가타이밍은 정밀하게 측정한 기록을 선수와 관중에게 최대한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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