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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透析)기간 짧을수록 신장이식 수술 후 생존율 높아

입력
2018.02.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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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석 19개월 미만일 때 신장이식 후 생존율 99%

서울아산병원, 국내 첫 신장이식 5,000례 달성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이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신장 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이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신장 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콩팥(신장)은 우리 몸 속의 노폐물을 배출한다. 당뇨병을 앓으면 혈당이 지속적으로 올라가 몸 속 곳곳에 있는 혈관이 손상된다. 콩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혈액과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 혈관꽈리(사구체)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콩팥이 망가지게 된다.

고혈압도 콩팥 사구체 내 압력을 높여 콩팥 기능이 서서히 떨어진다.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콩팥 기능이 90% 이상 떨어지면 말기신부전증(만성 콩팥병)이 된다. 이 때 투석(透析) 치료를 받는데, 이를 위해 1주일에 몇 차례 병원을 찾아야 해 환자 삶의 질은 크게 떨어진다. 콩팥병을 완치하는 길은 신장 이식 수술밖에 없다. 매년 5,000~6,000명이 당뇨병이나 고혈압으로 콩팥이 망가지는 신부전증이 생기면서 신장 이식이 더 필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투석 기간이 짧을수록 신장 이식 후 생존율이 높고, 이식 거부반응도 낮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덕종ㆍ김영훈ㆍ신성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2005~2016년 생체 기증자의 콩팥을 이식 받은 환자 2,898명의 생존율을 자체 분석한 결과에서다.

연구진에 따르면 투석하기 전에 신장 이식을 받았거나, 투석 치료 기간이 19개월 미만으로 짧았던 환자군의 이식 후 생존율이 각각 99.3%와 99%였다. 19개월 이상 투석한 환자군의 생존율은 97.2%로 그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19개월 이상 투석한 환자군의 이식 거부 반응률은 22.8%로 투석하기 전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17.1%), 19개월 미만 환자군(16.8%)보다 높았다.

최근 말기 신부전 환자가 삶의 질을 고려해 투석 전 신장 이식을 하는 사람이 늘어 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투석 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초기엔 11.5%(1990~2000년), 12.3%(2001~2010년)였지만, 2011~2018년 1월엔 16.1%로 상승했다.

당뇨병과 고혈압 합병증으로 콩팥이 망가져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도 크게 늘었다. 1990~2010년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중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비율이 각각 11%, 4%였지만, 2011~2018년 1월엔 각각 25%, 14%로 2배 이상 늘었다.

한 교수는 “투석할 때 적합한 기증자만 있다면 장기간 투석보다 조기에 신장 이식 수술을 받는 게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팀은 지난 8일 국내 처음으로 5,000번째 신장 이식 수술을 달성했다. 뇌사자 신장 이식을 포함한 5,000례 신장 이식 전체 생존율은 96%(1년), 90%(5년), 80.9%(10년)였다. 특히 4,000례를 기록한 2015년 2월 이후 신장 이식 생존율은 세계 유수 장기이식센터와 대등한 99%(1년)와 97.7%(5년)를 기록했다. 국내 신장 이식 수술이 장기 생존율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말기 신부전 치료법으로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뇌사 장기 기증자가 한 해 500명일 정도로 뇌사기증이 늘고 있지만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KONOS)가 내세우는 규정 때문에 장기 이식을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는 “뇌사 장기 기증자가 한 해 500명일 정도로 뇌사기증이 늘고 있지만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센터(KONOS)가 내세우는 규정 때문에 장기 이식을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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