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 확대 필요성 공감한 듯
중국과 베트남이 이르면 5월부터 공동 국경검문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비롯한 현안문제에서 갈등을 빚어온 양국이 경제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5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그 동안 ‘2국가 1검사제’ 도입을 논의해온 중국과 베트남은 최근 중국 남부와 베트남 북부 접경지역 2곳에서 양국이 공동 관리하는 국경 검문소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대상 지역은 중국 남부 광시(廣西) 좡족자치구 변경도시 핑샹(憑祥)과 둥싱(東興)이다. 이들 두 도시는 각각 베트남 북부 랑선성 동당, 꽝닌성 뭉카이와 마주보고 있다. 핑샹~동당은 과거부터 양국 간 주요 교역통로였고, 둥싱~뭉카이에는 지난해 9월 새 다리가 개통됐다. 현재는 두 지역 모두에서 양측이 각기 검문소를 운영 중이다.
약 1,280㎞에 걸쳐 국경을 마주하는 중국과 베트남은 근래 수년간 공동 국경검문소 운영 문제를 논의해왔다. 지난해 말부터 중립지역 조성 방안에 대해 의견을 모았고, 현재는 세관을 비롯한 시설 운영과 관련한 법리적 문제에 대한 최종합의만을 남겨둔 상태다.
양국은 공산당이 나라를 이끄는 사회주의국가라는 공통점 때문에 당대당 교류가 활발하지만 동시에 역사적으로 대립ㆍ갈등을 반복해왔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가장 치열하게 대립하는 상대가 바로 중국과 베트남이고, 베트남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면서 정치ㆍ외교적 지향이 엇갈리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공동 국경검문소 설치 논의가 진행돼온 건 양측이 모두 경협 확대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겐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ㆍ통상관계 증진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두드러진 베트남과의 협력이 필수다. 베트남 역시 중국이 제1의 교역 상대국인데다 그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정경분리 원칙에 따른 대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펑칭화(彭淸華) 중국 광시좡족자치구 서기는 “베트남과의 공동 국경검문소 운영은 양국 간 신뢰 증진과 물류운송 편의 등을 도모하고 더 나아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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