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혼자 나오지 않았다면?
나 때문에 모두가 죽은 건 아닐까?
피해자의 죄책감이라는 아이러니에 대한 이야기.
2월 첫째 주, 프란이 소개할 콘텐츠는 용산참사를 다룬 영화,
<두 개의 문>, 그리고 <공동정범> 입니다.
아이러니의 시작은 2009년 1월, 재개발이 진행되던 용산.
강제철거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건물 옥상에 망루를 지었습니다.
거기서 원인 모를 불이 났고, 용산 철거민, 연대하러온 다른 지역 철거민들, 진압하던 경찰까지 총 여섯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사법부는 불길 속에서 탈출한 생존자들에게 경찰 사망의 책임을 돌렸습니다.
살아남은 철거민들은 각자에게 공동의 책임을 묻는 공동정범으로 기소 당했고, 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두 개의 문>이 진압에 참여했던 경찰 특공대원의 시선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반면, 2주 전에 개봉한 영화 <공동정범>은 참사 이후, 피해자에서 범죄자가 된 사람들의 상처를 다룹니다.
출소한 생존자들은 연대 철거민과 용산 철거민으로 나뉘어 서로를 원망합니다.
영화가 굳이 러닝타임의 반 이상을 이러한 갈등에 할애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모든 일의 원인인 국가 폭력을 조명하기 위해서입니다.
9년이 흘렀고, ‘용산’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고층 빌딩과 호텔이 들어섰고, 화재가 났던 건물은 숲이 됐습니다.
그러나 국가폭력에 희생되는 ‘참사’는 여전히 이곳 저곳에서 현재진행형입니다.
용산은 변해도 되지만 참사를 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평범한 삶을 뒤흔든 진짜 공동정범은 누구였을까”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주 월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박고은 PD rhdms@hankookilbo.com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김창선 PD changsun91@hankookilbo.com
백순도 인턴PD s_n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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