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유관기관의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 최근 공공기관과 시중은행 등의 채용 비리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불거진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5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유관기관인 정보통신공제조합과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등의 채용 비리에 대해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내용 파악에 들어갔다. 과기정통부 감사과 관계자는 “정보통신공제조합과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채용과 관련된 제보가 들어왔고 지난 달 중순부터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관련된 사람들의 혐의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기 위해선 약 1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공제조합(자산규모 약 4,600억원)은 정보통신공사업에 필요한 각종 보증 및 자금융자 등을 위해 지난 1988년 설립, 9,300여개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자산규모 약 500억원)는 정보통신설비 기술기준 및 적정공사 원가 확보와 정보통신공사업법령에 따른 정부위탁 업무 등을 위해 지난 1971년 출범, 8,200여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접수된 제보 내용은 정보통신공제조합과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의 전, 현직 주요 경영진들의 자녀들에 대한 채용 비리로 확인됐다. 이들은 정보통신공제조합이나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회유된 면접관들로부터 경쟁자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고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공제조합 관계자는 “정보통신공제조합이나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의 채용 비리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다”며 “채용 비리가 워낙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보니, 그 동안 당연한 것처럼 묵인해 온 것도 사실이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관리 감독을 해야 할 과기정통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소홀하게 해온 것도 이런 악행이 지속된 한 원인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감사과 관계자는 “채용 비리 등을 포함한 유관기관의 부정 행위에 대한 내부 감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건 아니지만 제보 등이 들어오면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며 “이번에 접수된 사안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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