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심하게 떨면 저체온증 의심을
맥박ㆍ호흡량 감소땐 즉시 119에
강추위 장시간 노출땐 피부 손상
젖은 옷^신발 등은 바로 교체해야
지난 3일 오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에 참가한 관람객들은 추위에 덜덜 떨어야 했다. 리허설 관객들이 “너무 추워서 개회식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한파의 위력은 대단했다.
겨울철 기온과 사망과의 관계를 연구한 국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1도 낮아질 때마다 사망자 수가 1.35% 증가한다. 그만큼 인체는 추위에 민감하다. 개회식뿐 아니라 올림픽 기간 내내 강추위와 칼바람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저체온증과 동상 등 한랭질환에 걸려 피해를 볼 수 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졌을 때 발생한다. 저체온증을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 증상이 바로 몸 떨림이다. 체온이 34~35도로 떨어지면 몸이 심하게 떨려 혼자 걸을 수 없게 된다.
체온이 32~33도로 더 떨어지면 맥박과 호흡량이 현저히 감소한다. 이때 주변인들은 119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체온이 31도로 떨어지면 의식장애가, 30도로 떨어지면 무의식 상태가 된다. 최악의 경우 체온이 28도로 떨어지면 심폐정지가 발생한다.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환자에게 따뜻한 물을 먹이면 환자가 사레(aspiration)를 일으켜 흡인성 폐렴과 같은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오수빈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핫팩이나 따뜻한 물통 등 체온을 높여줄 물건이 없다면 사람이 껴안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조직이 얼어 동상에 걸릴 수 있다. 동상은 주로 코, 귀, 뺨, 턱, 손가락, 발가락 등 추위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말초기관에 발생한다. 동상을 막기 위해서는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신체부위를 따뜻하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젖은 옷과 양말, 신발도 바로 교체해야 한다.
동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의심 부위를 따뜻하게 감싸고, 40도 내외의 온수에 20~40분 정도 담그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때 동상 부위에 수포 등 상처가 있다면 소독해야 한다. 술과 담배는 삼가야 한다. 술 한 모금에 잠시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술은 실제 저체온증을 유발한다. 담배도 혈액순환을 방해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 양이 크게 증가해 피부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오범진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현장에서 경기를 관람을 할 때는 2시간 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으로 피부 손상을 막기 위해 로션 등으로 보습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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