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 위원장 기자회견
“CAS 판결 전혀 예상치 못해… 러 선수 출전 여부 회의서 결정”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 등 3곳 조직위에 사후 활용 발표 압박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9일)을 눈앞에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4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CAS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 이런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CAS도 조직이 재정비 돼야 할 것 같다. 더욱 정확한 내용을 알고 싶어 CAS에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CAS가 지난 1일 2014년 소치올림픽 도핑에 연루돼 올림픽에서 영구 퇴출된 러시아 선수 39명 중 28명을 증거 불충분으로 징계 무효화하고 나머지 11명에 대해서도 영구 제명에서 평창올림픽에 한해서만 출전을 막는 걸로 수위를 낮춘 것에 대해 바흐 위원장이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CAS 판결 직후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징계 무효가 결정된 28명 중 15명(선수13, 코치2)의 평창행을 허락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이날 “CAS에서 징계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러시아 선수들이 곧장 IOC의 올림픽 초청장을 받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IOC 패널 내부 회의를 통해 이번 주 중 이들의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개막 전 참가를 허락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참석한 외신들은 CAS가 예상보다 많은 인원을 구제한 것과 관련해 IOC의 도핑 점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을 많이 던졌다. 그 때마다 바흐 위원장은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 수장인 캐나다 법학교수 리처드 맥클라렌 이름을 딴 보고서를 비롯해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책임감 있게 IOC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인프라 사후 활용 계획을 두고 다시 압박을 가했다. 그는 “조직위에 유산 활용 계획을 개막 전 발표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 지금도 조직위는 정부와 다시 협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6개 경기장을 새로 짓고 나머지 6개는 개보수했는데 이 중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강릉 하키센터, 정선 알파인경기장은 대회 후 활용 계획이 아직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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