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개국서 자원봉사 600여명
캐나다서 태어난 황수진씨 자매
“고국의 느낌 이제 알았어요”
피겨 선수출신 美 여성 올레드
“대회 후에 연세대서 공부해요”
삿포르 亞게임 경력 우시로즈루
“한국어 통역 이번엔 더 잘할 것”
올림픽 현장에서 선수와 관광객이 가장 먼저 만나는 이들은 대회 자원봉사자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자원봉사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첫 인상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미 평창과 강릉에서 많은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업무를 보고 있는 가운데 62개국 600여명의 외국인 자원봉사자도 본격적으로 대회에 힘을 보탠다. 해외 체류자와 동포를 포함하면 1,000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다수가 지난 1일 한국 땅을 밟았고, 2~3일 이틀간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서 대회 조직위원회의 기본 교육을 받았다. 4일부터는 순차적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국적도, 언어도, 사연도 각자 달랐지만 자원봉사를 향한 열정은 하나같이 모두 넘쳤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황수진(26)-황로비나(25) 자매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에게 평창올림픽 얘기를 듣고 지원했다고 한다. 황수진씨는 “고국인 한국의 느낌을 알고 싶었다”며 “그 동안 캐나다 국적으로 살아왔는데, 평창에 오니까 나도 한국인이라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자매는 평창의 추운 날씨에 대해선 “우리가 살던 곳도 춥다”며 “캘거리처럼 도시가 크지 않지만 공기도 좋고, 경치도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황수진씨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도와줄 것이 없느냐’라고 먼저 묻는 등 가장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의 미국인 여성도 있었다. 미국 마이애미대학에 재학 중인 케이트 올레드(20)는 “다른 문화를 경험해보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지원 배경을 밝혔다. 1년 전까지만 해도 피겨 선수로 스케이트를 타다가 학업에 전념하기 위해 그만 뒀다는 올레드는 “피겨를 해서 그런지 동계올림픽이 친숙하다”면서 “올림픽이 끝나고는 미국에 바로 돌아가지 않고 연세대 원주캠퍼스에서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의 통역 지원을 했던 일본 출신의 ‘경력직’ 자원봉사자들도 있다. 당시 대한체육회와 한국 취재진의 통역 지원 업무를 맡았던 사야 우시로즈루(23)와 김상항 한국선수단장 곁을 지키며 통역을 담당했던 히토미 마카베(22)는 “삿포로 아시안게임 이후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며 “평창올림픽에서 1년 전에 부족했던 부분을 만회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또 다른 ‘삿포로 경력자’ 요시다 하루시(64)는 “나이가 좀 있어도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면서 “모든 분들에게 친절하고 편한 도우미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원주=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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