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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리아ㆍ미얀마에 화학무기ㆍ탄도미사일 관련 품목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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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시리아ㆍ미얀마에 화학무기ㆍ탄도미사일 관련 품목 수출

입력
2018.02.0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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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등 금수품목 수출로 작년에만 2억佛 벌기도

원산지 속여 中ㆍ러 등으로 이동… 한국도 포함

CNN “北, 모잠비크와 교류 활발… 외화벌이 계속”

지난해 10월19일 북한 금별무역 소속 대형 선박 례성강 1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2375호를 피하기 위해 정유제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환적하는 모습.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ㆍ연합뉴스
지난해 10월19일 북한 금별무역 소속 대형 선박 례성강 1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 결의 2375호를 피하기 위해 정유제품으로 추정되는 화물을 환적하는 모습. 미국 재무부 홈페이지 캡처ㆍ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에도 불구하고 불법 외화벌이를 계속하고 있다는 국제기구 조사결과와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시리아와 미얀마에 탄도미사일 관련 품목 등 무기를 수출한 혐의가 유엔에 포착되는가 하면, 석탄 등 금수품목 수출로 작년 한 해에만 2억달러(약 2,173억원) 상당의 수익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또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북한이 상당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구체적 정황도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시리아와 미얀마의 무기 개발을 돕고 있다는 내용의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면서 이를 상세히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보고서에 대해 “독립적인 유엔 모니터 요원들이 제출한 것”이라면서 대북제재 결의의 이행과 감시를 전담하는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이 작성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WSJ는 “북한이 시리아의 화학무기 개발을 지원한다는 증거를 다수의 회원국들이 유엔에 냈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7년 북한에서 시리아 과학연구센터로 선박을 이용해 물품을 운반한 사례는 40건 정도로 파악됐다. 과학연구센터는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관장하는 곳으로, 탄도미사일 및 화학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품목 이전 등 무기금수 위반 증거까지 나왔다고 한다. 북한에서 시리아로 향하던 2건의 북한 화물을 중간에서 차단해 살펴본 결과, 화학 공장 내부 벽면용 벽돌 제작에 쓰이는 내산성(耐酸性) 타일이 대거 적발됐다는 것이다. 유엔 조사관들은 “북한 탄도미사일 기술자들이 2016년 시리아를 수 차례 방문했고, 시리아에서 부지 3곳을 계속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는 “국내에는 북한 기술 회사가 없고, 시리아 내 북한인은 모두 체육 분야 종사자들”이라는 입장이다.

미얀마와 북한의 무기 거래도 보고서 내용에 포함됐다. 한 유엔 회원국이 “미얀마가 북한에서 다중 로켓 발사기, 지대공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는 물론,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이전받은 증거를 잡았다”고 유엔에 보고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 별개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고 무기뿐 아니라 석탄 등 다른 금수품목도 거래해 지난해 2억달러 정도를 벌어들였다고도 밝혔다. 중국이나 러시아산 석탄인 것처럼 서류를 꾸민 뒤 선박을 이용해 수출했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은 물론 한국까지 ‘석탄 경유 또는 도착지’로 활용됐다고 기술됐다. 특히 북한의 석탄 수출이 전면 금지된 지난해 8월 5일 이후, 중국과 러시아, 한국, 베트남으로 북한산 석탄이 운반된 적은 23건이나 있었다. 보고서는 “북한이 원산지를 위조해 석탄을 옮긴 혐의가 확정되면 안보리 결의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과 아프리카 지역의 ‘은밀한 거래’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 CNN방송은 북한과 아프리카 대륙 동남부에 위치한 모잠비크가 어업 거래와 위장기업 운영, 군사협력 등 방식으로 국제사회 제재를 무더기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현지 르포와 유엔 조사관 인용 등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3일 그 실태를 소개했다.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의 한 항구 풍경은 두 나라의 협력 관계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CNN의 지적이다. 이 곳에 정박해 있는 어선 ‘수잔 1호’와 ‘수잔 2호’은 원래 북한 선박이지만, 수잔 1호의 경우 현재 나미비아의 국기를 내걸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고자 ‘위장’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도 북한 선원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CNN은 이와 함께, ▦마푸토 시내 2층짜리 건물에 북한의 해금강 무역회사가 자리잡고 있었던 점 ▦2015년 북한 군사 전문가가 모잠비크에 파견돼 2년간 엘리트 군인 육성을 담당한 사실 등도 함께 보도했다. 두 나라의 군사협력은 지대공 미사일과 군사 레이더, 방공 시스템, 탱크 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마푸토에는 김일성의 이름을 딴 도로까지 존재한다.

방송은 “북한과 모잠비크의 불법 거래 규모는 최소 수백만달러”라면서 “다만, 모잠비크로선 앞으로 수익성 좋은 북한과의 거래를 유지할지, 국제사회의 제재를 따를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잠비크 외교부의 알바로 실바 국장은 CNN에 “모잠비크에 있는 북한 사람들은 사회ㆍ기술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이들”이라면서 유엔 제재 위반이 아님을 강조하면서도, “우리가 제재의 모든 상세 내용까지 알진 못한다”고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북한의 해금강 무역회사가 입주해 있던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의 한 건물. CNN 캡처
북한의 해금강 무역회사가 입주해 있던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의 한 건물. CN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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