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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선 ‘평화 무드’ 밖에선 ‘대결 모드’… 숨가쁜 평창 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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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선 ‘평화 무드’ 밖에선 ‘대결 모드’… 숨가쁜 평창 위크

입력
2018.02.04 16:4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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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예술ㆍ응원단 내일부터 南으로

올림픽 계기 北 평화공세 최고조

8일 낮 北 열병식, 밤 예술단 공연

文대통령은 펜스와 청와대 만찬

정부 “북미간 대화 모멘텀” 불구

美는 계속 대북압박 강화 제스처

지난해 8월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북한 응원단이 단장의 지휘에 따라 한결같은 몸짓으로 응원을 하고 있다. 대구=박서강기자
지난해 8월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북한 응원단이 단장의 지휘에 따라 한결같은 몸짓으로 응원을 하고 있다. 대구=박서강기자

북한 대표단 방남부터 개막식까지 숨가쁘게 달려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주간이 5일 막을 연다. 이 기간 북한 예술단과 응원단이 대거 남하하며 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한의 평화공세는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건군절 기념 열병식과 대북 강경 메시지를 들고 올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도 예정돼 있다. 모두 평창 이후 한반도 정세를 가를 대형 이벤트들이다. 남북 간 평화 무드 조성과 북미 간 대결 구도가 교차하는 격랑의 한 주가 될 전망이다.

당장 평화올림픽 띄우기의 선봉장 격인 삼지연관현악단이 6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 지난달 사전점검단 방남 때 현송월 단장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처럼 8일 강릉아트센터와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이들의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7일엔 북측 응원단(230여명)과 태권도 시범단(28명), 기자단(21명),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24명) 등 300여명이 역시 경의선 육로로 내려온다. 이들은 북한 경기뿐 아니라 남북 여자아이스하키팀 경기와 일부 남측 선수들의 경기에도 투입돼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강릉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직접 참석해 평화올림픽 띄우기 지원 사격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평창을 무대로 한 본격적인 다자외교에 나선다.

경기장ㆍ공연장 안에서 한반도 평화의 제전이 펼쳐지는 것과 달리 바깥에선 북미 간 날 선 신경전이 예고돼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개인 필명 논평에서 “세계 그 어느 나라나 자기 군대의 창건일을 중시하며 성대한 행사들로 기념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관계이고 초보적 상식”이라며 8일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강행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공교롭게도 북한 열병식이 열리는 이 날엔 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간 청와대 만찬이 잡혀있다. 방한을 앞둔 펜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영원히 핵을 포기할 때까지 우리는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일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점을 확신해도 좋다”며 방한 때도 대북압박 메시지를 발신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일 이뤄진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에서도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의 모멘텀이 향후 지속돼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며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그 전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가타부타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대신 백악관은 양 정상 간 통화 이후 “북한 인권 개선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고 서로의 책임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때문에 북미 간 대화 무드를 마련하겠다는 정부 구상과는 달리 오히려 북한 체제와 핵개발을 비판하는 미국의 제스처가 더 도드라져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 인권이 거론된 것에 대해 ‘훌륭한 연설이었고 우리도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이 먼저 꺼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히 요청한 사항이 없어 청와대 브리핑에는 포함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북압박을 앞세운 미국의 태도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반도 당사국 수반들이 대거 모이는 만큼 대화 무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치적 역동성이 발휘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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