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이 서울대에 입학한 지 60여년 만에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다.
서울대는 정 추기경이 26일 열리는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을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정 추기경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명예졸업 후보자는 정 추기경 한 명으로 7일 학사운영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지난달 30일 대학본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정 추기경을 명예졸업 후보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입학 뒤 졸업하지 못한 사람 중에서 국가와 국민,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발명가가 되고 싶어 1950년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지만 6ㆍ25전쟁을 겪은 뒤 인간이 생명을 파괴하는 현실에 충격을 받아 삶의 궁극적 의미를 찾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1954년 가톨릭대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됐다. 이후 1998년 서울대교구 교구장 및 평양교구 교구장 서리를 거쳐 2006년 추기경 서임을 받았다.
정 추기경은 평소 사회 현안에 대해 교단 견해를 충실하게 반영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2005년에는 “배아도 인간 생명”이라며 서울대교구 안에 생명위원회를 만드는 등 생명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의견을 분명히 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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