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절차 막바지에
바른정당과 통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민의당 내 두 가족이 막바지 분당절차에 접어들었다. 통합파인 안철수 대표 측은 당헌을 개정해 통합을 위한 절차적 작업을 마무리했다. 반대파는 당 로고를 확정 짓고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매직넘버를 달성했다며 여론전에 나섰다.
안 대표는 4일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잇달아 소집해 뒤틀려진 통합 로드맵을 바로잡았다. 애초 예정대로라면 이날 전당대회를 개최할 계획이었던 안 대표는 전대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대표당원의 이중당원 문제가 드러나자 전대를 취소하고 ‘전당원투표ㆍ중앙위 의결’ 형식의 우회로를 선택했다. ‘안철수 사당화’라는 반대파의 비판에도 예정된 통합을 늦출 수는 없다는 안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이날 열린 중앙위에서는 당헌 제4조 전당원투표 조항 등을 개정했다. 구체적으로 전당원투표의 권한으로 “전대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당의 합당과 해산에 관한 사항” 등을 추가했다. 당헌이 개정됨에 따라 8~10일 전당원투표에서 통합의견이 과반으로 나온다면 11일 중앙위 의결 후 13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전대를 치르고 통합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창당 중인 민주평화당은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의석 수를 확보했다며 세 과시에 나섰다. 조배숙 민평당 창당추진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평당이 국회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매직넘버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민평당 참여의사를 밝힌 의원이) 18명이고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포함하면 19명”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121석), 정의당(6석) 등 여권에 우호적인 세력을 규합하면 129석이고 재적과반인 148석에 필요한 19석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민평당은 이와 함께 이날 비둘기와 촛불을 형상화한 당 로고와 색상을 공개하며 창당 마무리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당 색상으로 기존의 국민의당 상징색인 초록색을 선점하며 통합파 측에 견제구를 던졌다. 1일 탈당계를 이미 제출한 이용주 의원을 포함해 민평당 참여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중앙당 창당대회 전날인 5일 집단탈당할 예정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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