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부분 효과 낼 것” 기대 속
“보수 젊어지는 데 한계” 비난도
자유한국당이 여권을 향한 이념공세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낡고 진부한 색깔론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당이 이념공세를 대여투쟁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의 재결집을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정태옥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선수들 틈에 간첩양성 기관원까지 같이 와도 그저 반가워만 하는 비굴함은 차라리 사소하다”고 현 정부를 비난했다. 홍준표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평양올림픽이 끝나면 문재인 정권은 민주노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좌파시민단체, 문슬람, 탈취한 어용 방송, 좌파 신문만 남을 겁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한국당은 개헌 논의도 이념공세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개헌안 당론에 대해서는 “자유대한민국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회주의 혁명이자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북측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 등 여권이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한국당의 공세는 과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중도보수를 겨냥한 미래당을 창당하는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이 본격화한 가운데 아직 보수층의 지지를 회복하지 못한 한국당의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한국당 지지율은 30%로 민주당(26%)과 사실상 호각세를 이루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일신문과 디오피니언이 지난달 30, 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보수층에서 한국당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26.7%과 15.1%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의 선택지는 결국 ‘집토끼’ 결집을 겨냥한 이념공세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홍 대표도 지난달 12일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선거는 아군의 결집에 따라 향방이 갈린다”고 했다. 다만 한국당이 이념 공세로 보수층 결집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권의 잇따른 실책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정 부분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여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처럼 유권자들도 젊은보수와 중년진보 등으로 다양화되는 상황에서 색깔론 공세는 한계가 명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출범을 앞둔 미래당에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한 것도 결국 보수층 지지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에서 내부 총질 하다가 떨어져 나간 사람이 한국당에서 내부 총질만 하다가 떨어져 나간 사람과 합쳐 본들 그 당은 ‘내부 총질 전문당’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배신자 집단에 불과하다”고 깎아 내렸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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