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등록 합칠 땐 2억 마리 넘겨
사료ㆍ미용 등 시장 규모 22조원대
7년 만에 10배 가까이 커졌지만
보유가구 비율 아직 美 절반 안돼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이 ‘반려동물 대국’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전반적인 소득 수준의 향상, 싱글족과 노인 인구의 증가 등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관련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참고소식망은 최근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 내 반려견과 반려묘 숫자가 각각 3,100만마리와 6,500만마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거북이ㆍ새ㆍ물고기 등 다른 반려동물까지 합치면 1억마리가 넘는다. 하지만 이는 통계상의 숫자일 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반려동물을 국가기관에 등록해야 하는 절차를 생략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중국 투자자문망은 관련산업의 증가 추세를 감안, 지난해 반려동물 수가 2억5,300만마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반려동물 관련산업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다. 반려동물 포털사이트 거우민왕(狗民網)에 따르면 사료ㆍ수의진료ㆍ분양ㆍ미용ㆍ완구ㆍ보험ㆍ장례 등 반려동물과 관련한 전체 산업 규모가 2010년 140억위안(약 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340억위안(약 22조8,0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커졌다. 2020년에는 1,885억위안(약 3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훌쩍 넘는 셈이다.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장외 주식시장에는 체인형 동물병원 루이펑(瑞鵬)을 비롯해 관련 기업들이 다수 상장돼 있기도 하다.
중국의 반려동물 시장은 여전히 성장잠재력이 높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000달러를 넘어섰고 경제력을 갖춘 지우링허우(90後ㆍ1990년 이후 출생자)의 결혼ㆍ출산관이 이전 세대와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17% 가량인 반려동물 보유 가정 비율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 중에선 미국의 반려동물 보유 가정 비율이 65%로 가장 높고 영국은 43%, 일본은 28% 등이다. 여기에 시장이 성장할수록 관련 용품의 고급화와 세분화가 이뤄지면서 추가적인 연관 산업이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투자 전문매체인 터우쯔제(投資界)는 “글로벌 최대 반려동물 시장을 가진 미국의 경우 단순 거래나 분양 비중은 낮은 반면 고급사료와 장례, 의료서비스 등의 시장규모가 더 크다”고 분석했다.
중국농업대학 동물의학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려동물 시장은 1인당 GDP 8,000달러를 기점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도 그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독거노인을 포함한 고령층의 급증과 젊은 층의 출산 기피 현상에 따른 인구 구조의 변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 등으로 중국 ‘반려동물 시장 황금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예상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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