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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상스토리]‘인간 알파고’ 가린다…박정환 vs 커제, 빅매치

입력
2018.02.04 11:00
수정
2018.11.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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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일 예정된 ‘2018 CCTV 하세배 한ㆍ중ㆍ일 바둑 쟁패전’서 맞대결

한국의 박정환(오른쪽) 9단이 지난해 2월 중국에서 열린 ‘2017 CCTV 하세배 한ㆍ중ㆍ일 바둑 쟁패전’에 참가, 중국의 커제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한국의 박정환(오른쪽) 9단이 지난해 2월 중국에서 열린 ‘2017 CCTV 하세배 한ㆍ중ㆍ일 바둑 쟁패전’에 참가, 중국의 커제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새해 벽두부터 ‘인간 알파고’를 가리는 세기의 반상(盤上) 빅매치가 펼쳐진다.

4일 한국기원에 따르면 5~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018 CCTV 하세배 한ㆍ중ㆍ일 바둑 쟁패전’이 열린다.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중국에서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ㆍ16일)을 기념하기 위해 3개국 최정상급 기사 1명씩 초청, 진행해오고 있다. 출전 선수는 한국 박정환(25) 9단과 중국 커제(21) 9단, 일본 이치리키 료(21) 8단이다. 이벤트 대회지만 각국 대표가 참가한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상금 규모도 적지 않다. 우승자에겐 80만위안(약 1억400만원), 준우승자에겐 40만위안(약 7,000만원), 3위에겐 20만위안(약 3,500만원)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박정환 9단과 커제 9단 간의 라이벌 맞대결이다. 각각 자국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두 선수는 상대전적에서도 6승6패로 용호상박이다.

일단, 분위기에선 박 9단이 상승세다. 올 들어 현재까지 10연승을 질주 중이다. 무엇보다 지난 달 2일 ‘제3회 몽백합배 세계 바둑 오픈 대회’ 결승 5번기(5판3선승제)에서 동료인 박영훈(33) 9단을 물리치고 3연승으로 우승컵(상금 180만위안)을 들어올렸다. 50개월 연속 국내 랭킹 1위를 고수할 만큼 빼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박 9단은 지금까지 공식 세계 대회 우승엔 목말랐던 게 사실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지난 2011년 일본 후지쓰배와 2015년 LG 기왕전 세계 대회 우승이 전부였다. 하지만 박 9단은 올해 초 열렸던 몽백합배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면서 ‘큰 대회에 약하다’는 세간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이에 맞설 커제 9단 또한 명실공히 세계 최강자다. 통산 7번의 세계대회 우승컵을 수확할 만큼, 그의 출중한 국제대회 성적은 박 9단을 앞선다. 중국 내에서도 2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만, 커제 9단의 올해 출발이 불안하다는 게 변수다. 지난 달 13일 제주 서귀포시에서 이벤트 기전으로 열렸던 ‘2018 해비치 이세돌 대 커제 바둑대국’(우승상금 3,000만원)에서 이 9단에게 패하는 등 순조롭지 못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커제 9단은 이 9단에게 이 대회 직전까지 상대전적 10승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대 라이벌인 박 9단과의 맞대결에 맞춰 커제 9단이 컨디션을 끌어올릴 경우, 치열한 접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30초에 1수씩 두는 초속기 방식으로 진행될 ‘2018 CCTV 하세배 한ㆍ중ㆍ일 바둑 쟁패전’에선 대국 도중 1분 생각시간 10회를 사용할 수 있다.

지난 달 24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참가팀 감독과 관계자들이 선수 선발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지난 달 24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참가팀 감독과 관계자들이 선수 선발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이와 함께 ‘꽃들의 전쟁’에 비유되는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ㆍ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도 지난 달 24일 선수 선발과 함께 대장정에 돌입할 채비를 끝냈다. 역대 최다인 9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될 올해 대회는 이달 22일 개막전과 함께 6월까지(매주 목~일요일) 72경기 216대국이 치러질 예정이다. 출범 4년째를 맞이한 올해 대회에선 특히 예년과 달리 4명의 남자 프로기사 감독이 각 팀의 사령탑으로 데뷔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한편 지난 1일 막을 내린 ‘제6기 하찬석 국수배 영재바둑대회’ 결승전(3번기)에선 박현수 2단이 동갑내기 박진영 2단을 2대0으로 꺾고 생애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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