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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행사 말라면 그만두겠나”… 북한, 열병식 강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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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날 행사 말라면 그만두겠나”… 북한, 열병식 강행할 듯

입력
2018.02.0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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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창건일 기념은 상식… 뭘 하든 상관할 바 아냐

南당국, 反통일 보수세력 대결망동 묵인해선 안돼”

“규모 크겠지만 올림픽 겨냥용 아니다” 분석 많아

2015년 10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모습. 연합뉴스
2015년 10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정규군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강행할 전망이다. “국군의 날 행사를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겠냐”고 남측에 되물었다. 다만 “우리가 주도한 남북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겠냐”며 서운함을 토로한 점으로 미뤄 북한이 열병식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은 없지 않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동족의 대사에 대해 횡설수설하는 주제넘고 파렴치한 수작질을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라는 제목의 개인 논평에서 “세계의 그 어느 나라나 자기 군대의 창건일을 중요시하며, 성대한 행사들로 기념하고 있는 것은 하나의 관례이고 초보적인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에 국가적인 중요 행사들을 진행하니 남조선에서 해마다 그 직전에 벌려놓는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놀음을 하지 말라고 하면 그만두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일부러 올림픽 개막식 전날로 건군절을 옮겼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가 70년 전 2월 8일에 평창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날짜를 염두에 두고 정규군을 창건했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얼토당토않은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2월 8일에 건군절 기념행사를 하는 것이 그렇게도 기겁할 일이면 애당초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 개최 날짜를 달리 정할 것이지 이제 와서 횡설수설할 것이 뭐가 있단 말인가”라며 “생억지, 생트집”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남측 보수 진영의 비판을 적반하장 격이라고 꾸짖기도 했다. 신문은 “괴뢰보수패당은 우리의 건군절 기념행사에 대하여 시비질할 것이 아니라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앞두고 조선반도(한반도) 주변 수역에 스테니스호, 로널드 레이건호, 칼빈슨호 등 3개의 핵항공모함타격단을 집결시키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긴장 격화 책동에 대하여 문제시하여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우리는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와 관련해 남측이 제기하는 모든 문제들을 대범하게 풀어주면서 온갖 성의와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그런 우리가 대회에 찬물을 끼얹고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깨기 위해 건군절 기념행사를 한다면 그것을 누가 믿겠는가”라고 거듭 반문했다.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고, 그런 만큼 열병식 규모나 동원 무기 등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측 정부에는 보수 세력 단속을 주문했다. 신문은 “만일 남조선 당국이 민족의 지향과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는 반통일 보수 세력들의 분별없는 대결 망동을 계속 묵인하면서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한다면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그늘이 지게 하는 결과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상당한 규모가 되리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건군 70주년 기념용인 데다 지난해 11월 핵무력 완성 선언 뒤 첫 군사 퍼레이드라는 점에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 화성-15형을 끌고 나와 과시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공개한 적이 없는 신형 무기를 끌고 나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CNN 방송도 북한이 8일 열병식에서 장거리미사일 수십기를 과시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형 수십개가 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고의적으로 올림픽을 노려 열병식을 준비하진 않았을 거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옆집 잔치(올림픽) 가기 전날 자기네 칠순잔치(열병식) 하고 오는 셈인데, 그걸 뭐라고 하겠나”라며 “미국이나 우리가 볼 때는 위협적일 수 있지만 그쪽에서는 ‘우리가 이걸 이렇게까지 만들었다’는 자랑스러운 전시행사”라고 했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열병식을 자주 했다”고 했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북한 열병식은 내부적 수요에 따른 행사이고 평창올림픽을 겨냥해 갑자기 하는 게 아닌 만큼 별개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최근 말한 적이 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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