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ㆍ시설물 등 경계 최고조
이젠 AD카드 없이는 출입 불가
등록센터 인파 몰려 한때 비상령
올림픽 전용 도로도 운용 시작
오늘 지역주민 등 2만여명 초청
개회식 똑같이 ‘드레스 리허설’
올림픽 개막 일주일을 앞둔 2일. 지난 주말까지 기승을 부리던 맹추위는 한 풀 꺾였지만, 겨울 축제의 도시 평창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평창과 강릉이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락다운(Lockdown) 모드에 돌입했기 때문. 락다운이 되면 올림픽과 관련된 모든 경기장과 도로, 시설물들에 대한 경계 수준이 최고조로 높아진다. 시설물 입구에서는 보안 검색이 강화되고 출입 권한이 명시된 AD카드를 제시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지난 달부터 평창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모(29)씨는 “이전까지는 CDM(공동구역) 출입증을 가지고도 다른 건물 화장실 정도는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제 철저하게 막는걸 보니 올림픽이 코 앞에 와 있다는 걸 느낀다”며 “긴장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설렌다”고 말했다.
락다운 모드에 돌입하면서 경찰에는 한 때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경찰은 평창올림픽 기간 동안 1일 최대 1만3,000여명을 배치하는데, AD카드 없이는 아무 데도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락다운을 코 앞에 두고 부랴부랴 ‘유니폼 배분 및 등록 센터(UAC)’로 몰려가면서 센터는 북새통을 이뤘다. 강원경찰청은 전날부터 ‘을호 비상’을 발령했고 배치 경력도 880여명에서 4,00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전날까지만 해도 비교적 자유롭게 진출입이 가능하던 올림픽 인근 도로들도 이날부터 삼엄한 통제에 들어갔다. 통행 비표를 부착하지 않은 차량은 도로 진입이 통제됐고, 각 경기장을 잇는 ‘올림픽 전용 도로’가 운용되기 시작했다. 이를 사전에 알지 못한 일반 운전자들이 진행요원의 제지에 발길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손님맞이 채비를 끝낸 지역 주민들 표정에서는 설렘이 묻어 나왔다. 평창에서 개인택시를 모는 안홍재(62)씨는 “외국인 손님이 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간단한 인사말 정도는 영어로 익혀두려고 한다”며 웃었다. 그는 “올림픽 전용도로가 가동되면서 기존보다 먼 길로 돌아가게 됐지만 국가적 대사를 앞두고 있으니 기쁜 마음으로 운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 경기장도 관중석과 부대시설, 임시시설 등 공사를 모두 완료하고 제 모습을 갖췄다. 눈과 얼음의 축제가 펼쳐질 12개 경기장은 실전 대비 훈련을 위해 선수들에게 개방됐다.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은 전날 평창선수촌 개촌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촌이 개촌되면서 모든 경기장은 락다운이 되고 경기모드로 들어간다. 올림픽은 이미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올림픽을 앞둔 마지막 주말에는 최종 모의고사가 치러진다. 조직위는 3일 평창 올림픽플라자 개ㆍ폐회식장에서 개회식 드레스 리허설을 치른다. 일부 비공개 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든 순서와 시간이 실제와 똑같이 진행된다.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관계자 등 2만 여명이 초청됐다. 사실상 개회식과 똑같이 치러지기 때문에 사진촬영은 금지되고 언론 출입도 금지된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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