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후원품 제재 위반 가능성
북한 선수단 나이키 착용 못해
남북단일팀도 유니폼 전격 교체
북한, 선수촌에 3개층 덮는 인공기
쇼트트랙 최은성 오후 훈련 부상 악재
강릉선수촌에서 하룻밤을 보낸 북한 선수단 대부분은 2일 훈련보다는 휴식을 선택했다. 이날 북한 선수단은 알파인 스키 등의 훈련이 예정돼 있었지만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19)-김주식(26) 조만 오전 훈련에 참석했다. 선수촌에서 별탈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듯 했던 북한 선수단은 그러나 오후 훈련에 참가한 쇼트트랙 최은성(26)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최은성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쇼트트랙 공식 훈련에서 이탈리아, 프랑스 대표팀과 합동 훈련을 하다 넘어져 보호패드에 강하게 부딪혔다.
‘쿵’ 소리가 들릴 정도로 충격이 커 최은성이 한 동안 일어나지 못하자 북한 선수단 관계자들은 급하게 구급 요원을 불렀다. 최은성은 관계자들이 후속 조치를 취한 다음 들것에 실려 나갔다. 이후 구급차를 통해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됐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최은성이 오후 7시 50분쯤 코너를 돌다 부상을 당했고, 응급처치 후 부목을 대고 지혈한 뒤 강릉 아산병원으로 후송됐다”며 “북측 임원 2명과 조직위 의사 1명이 병원에 동행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오른 발목 열상(피부가 찢어져 생긴 상처) 진단을 받았고 부상 부위 봉합 후 9시 38분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렴-김 조는 이날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오전 9시부터 약 40분 가량 빙판 위를 누볐다. 렴-김 조는 훈련 초반 경직된 모습이었지만 이내 안정을 찾은 듯 미소를 머금은 채 호흡을 맞춰갔다. 이날 생일을 맞은 렴대옥은 관중석을 향해 환하게 웃는 표정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훈련을 끝내고는 취재진과 대회 운영 요원을 향해 인사를 한 뒤 링크를 빠져나갔다. 렴-김 조는 예정된 오후 훈련은 참가하지 않았다.
강릉선수촌 804동에 입주한 북한 선수단은 한국에서의 첫 아침을 맞아 아파트 남측 외벽 3개 층을 뒤덮는 대형 인공기를 내걸었다. 북한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당시에도 선수촌 외벽에 대형 인공기를 내건 바 있다.
북한 선수단은 삼성전자가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8’를 받을 수 없고 나이키 유니폼도 입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조직위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올림픽 공식 후원사들이 선수들에게 제공하는 물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 선수단이 포함된 여자 하키 남북단일팀도 3일부터 기존 나이키 유니폼에서 핀란드 테클라사의 유니폼으로 전격 교체된다. 테클라사는 국제대회 2부 리그 소속팀에 유니폼을 제공하고 있다. 하키 스틱과 스케이트 등 장비도 핀란드산으로 곧 교체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4일 인천 선학국제빙상장에서 열리는 스웨덴과의 평가전에 새 유니폼과 장비를 장착하고 출전한다.
이는 930달러 상당의 삼성 스마트폰이나 고가의 유니폼이 북한 선수들에게 지급될 경우, 안보리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ㆍ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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