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왼쪽) 대표, 안우진/사진=연합뉴스, 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영웅' 스토리로 인기를 끌었던 넥센이 위기에 몰렸다. 신인 안우진(19)의 폭행사건에 이어 이장석(52) 대표이사의 법정 구속까지 이어지면서 도덕성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장석 대표는 2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투자금을 편취하고, 장기간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피해 회사에 대한 배임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이장석 대표는 2008년 서울 히어로즈 지분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재미교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으로부터 20억원을 투자받고 약속했던 지분 40%를 양도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야구장 내 매장 보증금을 법인이 개인계좌로 받는 등 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법정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1월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직에서 사임한 뒤 구단의 대내적 활동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법정 구속 소식이 알려진 직후 KBO는 '규약 152초 제5항에 의거 프로야구 관련 업무에 한해 직무정지했다'고 밝히며 '정운찬 KBO 총재는 리그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KBO의 회원사인 서울히어로즈의 실질적 구단주 이장석 대표의 문제로 이번 사태가 벌어진데 대해 프로야구 팬과 국민 모두에게 죄송하며, 향후 사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상벌위를 통해 추가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모기업이 없는 넥센은 스폰서로 구단 운영을 이끌어 가고 있다. 구단의 가치와 이미지가 스폰서십과 직결되는 건 물론이다. 넥센에서 '만년 유망주' 박병호가 오랜 무명의 시간을 견디고 홈런왕으로 일어서고, 육성선수 출신 서건창이 MVP에 오르면서 넥센의 가치도 폭발했다. 2013년부터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성공하면서 넥센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도 많아졌다.
하지만 구단의 얼굴인 대표이사가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이 되면서 구단의 이미지도 치명타를 입었다. 존립 자체에 대한 불안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넥센은 그간 꾸준히 제기된 매각설에 대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번 이 대표의 구속은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뿐 아니다. 넥센은 2018 1차 지명 신인 안우진이 휘문고 재학 시절 후배 폭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알려졌다. 넥센은 안우진에 2018시즌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여론은 여전히 차갑다. 옆친 데 덮친 넥센의 겨울나기가 만만치가 않아졌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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