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간담회서 “다른 여러 요인 작용…
현단계 美 대북 군사옵션 가능성 안 커”
박지원 의원도 “내정 취소 다른 이유”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돼 아그레망(주재국 동의)까지 받았던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낙마는 미국의 대북 군사 행동 등과 관련한 백악관과의 마찰 때문이 아니라고 한미관계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이 2일 밝혔다.
소식통은 이날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빅터 차의 낙마 배경을 언론이 대북 정책, 특히 군사적 옵션과 관련한 이견이라고 관측하고 있는데 그게 아니다”라며 “파악한 바로는 낙마 배경은 정책적 충돌이 아니고, 다른 여러 요인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 성격이 민감하기도 하고 인사에 관한 이야기여서 요인들이 뭔지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며 “굳이 표현하라고 하면 미국 사회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 정도로만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미 정부는 최근 자국 언론 보도를 통해 차 석좌의 낙마 소식이 전해진 뒤 외교 채널을 통해 이런 입장을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조속히 주한대사를 보내도록 노력하겠다는 이야기가 (미측으로부터) 있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제한적 대북 타격을 뜻하는 이른바 ‘코피(bloody nose) 작전’에 차 석좌가 반대한 게 낙마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는 보도에 대해 소식통은 “두 사안을 연결 지어 해석하는 건 과도하다”고 했다. 그는 “빅터 차 낙마라는 현상과 미국의 대북 군사 옵션이 실질적으로, 논리적으로 연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북핵 해법과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 군사적 옵션 실행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 않는다”며 “외교적ㆍ평화적 해결을 위해 미국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다. 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원회 소속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차 석좌 낙마와 관련해 “제가 맨 처음 들은 바에 의하면 코피 전략 반대 때문에 내정이 취소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민평당 창준위 중앙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그는 “다른 이유로 임명이 취소된 것을 두고 마치 미국이 북한과 전쟁을 하기 위해 취소가 이뤄진 것처럼 회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이 강경ㆍ제재 정책과 함께 유화 정책도 추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전쟁을 원하는 발언이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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