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직원, LIG넥스원 등 유착
천궁 사업에 수백억원 손실 입혀
국산 중거리지대공미사일인 ‘천궁’의 양산과정에서 방위사업청과 방산업체의 광범위한 유착관계가 드러났다. 방사청 직원들은 업체에 특혜를 주며 본인의 재취업뿐만 아니라 아내ㆍ조카ㆍ처남의 취업을 청탁했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은 376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1일 감사원이 공개한 ‘천궁 등 주요 무기체계 계약비리 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천궁의 초도양산 계약업무를 총괄한 방사청 A팀장은 2012년 7월 업체에 유리한 일괄계약을 맺도록 사업팀에 압력을 넣었다. 방사청은 위험보상 등의 명목으로 천궁 체계종합업체인 LIG넥스원에 176억원을 더 지급해야 했다. 그 대가로 A팀장은 제대를 1년 앞둔 2013년 LIG넥스원의 협력업체에 상무로 재취업해 3년간 급여로 2억3,800만원을 받았다.
A팀장은 또 천궁 전원공급장치의 사양서를 또 다른 방산업체에 유리하게 써준 대가로 법인카드를 받아 7,300만원을 쓰고 아내의 취업도 청탁했다. 2012년 8월에는 방사청에서 원가분석 업무를 담당한 C씨도 LIG넥스원에 유리한 계약을 해주고 형과 조카ㆍ처남을 업체에 취업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천궁의 후속양산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2014년 사업팀장 D씨는 LIG넥스원에게 유리한 일괄계약을 맺고 450만원 상당의 골프ㆍ식사 접대를 받았다. 방사청은 이 계약에서도 2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검찰에 방사청 비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고 비위 내용을 참고해 재취업 등을 위한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방사청에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방사청과 방산업체의 유착에 대한 개선점을 찾고자 지난해 실시됐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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