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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평창 기대주' 이상호가 타는 스노보드, 알던 모습이 아니네?

입력
2018.02.0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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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가 타는 케슬러 알파인보드/사진=이상호 인스타그램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한국 스노보드 기대주 이상호(23)가 타는 보드를 유심히 살펴보면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상호의 보드는 스키장에서 보통 스노보더들이 타는 보드 데크 보다 길이는 훨씬 길고 폭은 좁다. 무게도 2배 이상 무거우며 데크를 세워 놓으면 이상호의 키(180cm)보다 더 크다. 데크 위 바인딩(부츠를 데크에 감싸는 부분) 각도도 전방을 향하고 있어 상당히 공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부르거나 타는 스노보드의 정확한 명칭은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 출전하는 클로이 김(18ㆍ미국)이 타는 보드 혹은 도로 위에서 타는 스케이트 보드 모양을 생각하면 된다. 폭이 넓고 탄력성이 있으며 노즈(보드 앞부분)와 꼬리가 동일해 스노보더들이 양방향으로 도약하고 착지할 수 있다. 라이딩 보다 트릭(묘기)에 최적화 된 보드다.

이상호가 타는 케슬러 알파인보드/사진=이상호 인스타그램

앞서 말한 이상호가 타는 보드의 정확한 명칭은 알파인 스노보드다. 데크의 뒤쪽 끝은 후진을 할 수 없게 제작돼 있고 속도감이 뛰어나 라이딩에 가장 적합하다. 엣지(날)는 금속으로 돼 있어 날이 눈을 파고들면서 회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스노보더들이 흔히 얘기하는 카빙턴을 말한다. 바인딩 각도에 따라 시선도 전방을 향하게 돼 오로지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다. 부츠도 스키 부츠처럼 딱딱한 알파인 전용 부츠가 따로 있다. 회전 반경에 따라 알파인 스노보드는 또다시 SL(슬랄롬)과 GS(자이언트 슬랄롬)로 나뉜다. 평행대회전에 출전하는 이상호의 보드는 GS에 해당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의 꽃인 스노보드는 보드 종류에 따라 나뉜다. 크게 스피드를 겨루는 알파인 계열의 대회전ㆍ평행대회전ㆍ스노보드 크로스와 화려한 기술을 겨루는 프리스타일 계열의 하프파이프ㆍ슬로프스타일ㆍ빅에어로 구분된다. 빅에어는 평창 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이는 종목이다.

알파인보드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알파인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은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다. 스노보드 입문을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로 하는 것이 기본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초 이상호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대회전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알파인보드 대중화도 동력을 얻기 시작했다. 알파인보드 전문 강사 송원종(28)씨는 “프리스타일과 알파인 보드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별개 종목으로 봐야 한다. 프리(스타일)를 타다가 알파인으로 전향 한 보더들의 경우 처음에는 직립하는 것조차 힘들어 한다. 둘은 기본 자세부터 다르다. 제대로 안 배우면 어정쩡한 알프리(알파인+프리)가 된다”며 “이상호 덕분인지 최근에는 알파인 보드에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알파인 스노보드(왼쪽)와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오른쪽)/사진=트위터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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