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울 무기로 싸우는 사람은 쓰러져도 여전히 행복하다
미키 기요시 지음ㆍ이윤정 옮김
B612북스 발행ㆍ208쪽ㆍ1만2,000원
전도유망한 철학자로 꼽혔으나 사상범으로 체포돼 1945년 옥사한 미키 기요시의 에세이집이다. 죽음, 행복, 습관, 명상, 소문, 건강 등 23개 주제에 대한 짧은 글들을 모았다. 독특한 철학적 진술이 있다기보다 인생론에 가깝다. 일본이 영광의 제국을 위해 매진하던 1930년대 말, 1940년대 초 시대 분위기를 감안하면 인생론이라 한들 간단히 읽히진 않는다. 가령 ‘성공에 관하여’에서는 이렇게 썼다. “어느 정도 권력이 있다면 성공주의만큼 다루기 쉬운 대상도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야 니체의 도덕의식이 성공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회의에 관하여’에는 이리 썼다. “참된 회의론자는 논리를 추구한다. 반면 독단론자는 논증을 하지 않거나 형식적인 논증에 그친다. 독단론자는 대개 패배주의자가 된다. 지성의 패배주의자 말이다. 그는 결코 겉으로 드러난 만큼 강하지 않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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