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짱, 나의 시짱
고츠반 지음ㆍ김지희 옮김
부키 발행ㆍ164쪽ㆍ1만2,000원
아이가 자란다는 건 기적의 파노라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과욕을 부린다. 하지만 모든 순간을 다 기록, 저장할 수는 없다. 동시에 기적의 순간을 감동적으로 되새김질하는데 스마트폰 기록은 지나치게 생생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지나치게 간략하다. 그럴 때 이 책이 제격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는 저자는 2012년생 딸 시짱을 키우면서 이런저런 단편적 에피소드를 그림일기처럼 인스타그램에 올렸고, 인기를 끌자 책으로 냈다.
신기한 단어나 표현을 곧잘 배우는 딸은 어떻게 하면 엄마에게 안아달라는 말을 다르게 할까 고민한다. 정리정돈을 못해 호되게 혼나는 순간에도 엉뚱하고도 귀여운 말 한마디로 엄마를 무장해제시킨다. 적게는 1컷, 많아 봐야 4~5컷의 그림으로 간결하게 잡아냈다. 아이를 다 키운 부모는 물론,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본다면 할 얘기가 더 많을 것 같다. 기적의 순간들이니, 물론 비교는 금물이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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