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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영화-염력①]소시민에게 판타지 선사한 연상호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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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영화-염력①]소시민에게 판타지 선사한 연상호의 서사

입력
2018.01.3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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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이 개봉했다. NEW 제공
'염력'이 개봉했다. NEW 제공

세상엔 일어났으면 하는 일도 있고, 벌어지지 말았어야 할 일도 있다. 이런 사건들 사이에 연상호 감독은 염력이라는 능력을 선물한다.

영화 ‘염력’은 소시민이자 아버지인 석헌(류승룡 분)에게 어느 날 갑자기 초능력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보증을 잘못 선 탓에 도망치듯 집을 나온 석헌은 10년 후 아내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고 딸을 찾아가게 된다. 딸 루미(심은경 분)는 아버지가 없는 사이 치킨집을 운영하는 청년사업가로 잘 성장했다.

하지만 재개발 사업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 루미는 시장 상인들과 힘을 모아 민 사장(김민재 분)과 홍상무(정유미 분)에 맞선다. 석헌은 해볼 싸움이 있고 아닌 게 있다며 거대 시스템에 맞서려는 딸을 막아선다. 딸은 늘 도망가기만 하는 아버지를 원망한다. 그러다가 석헌이 염력으로 사람들을 구하게 되고, 시장 상인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석헌은 처음으로 딸에게 아버지로 거듭난다.

초능력을 소재로 어색한 부녀가 화합하는 이야기, 만화와 같은 이 이야기가 울림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직접 겪었던 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극중 물대포를 쏘는 장면이 등장하는 만큼 이 영화는 지난 2009년 용산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경찰이나 용역 등 모든 것을 싸잡아서 저격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시스템을 정확하게 고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과잉 진압이냐 혹은 과잉 시위냐’보다 더 큰 문제는 어차피 이기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에 대해 “한국이 근대화하면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인 시스템 문제가 있다. 이것과 인간적인 히어로와의 대결을 만들고 싶었다”라면서 ‘염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실과 달라붙어 있는 감독의 메시지 덕분에 초능력이라는 생소한 소재는 황당하지 않게 다가온다. 앞서 영화 ‘부산행’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인 ‘사이비’ ‘돼지의왕’에서도 만화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의 문제를 다뤘던 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실사 영화다운 메시지다.

초능력이라는 대단한 능력을 소시민에게 선물했지만 대책 없이 희망만 주지 않는다. ‘초능력이 있다면 세상이 달라질까’라는 유쾌한 질문으로 시작한 ‘염력’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소시민이 초능력을 가졌다 할지라도 모든 것을 지키지는 못한다는 답변을 통해 어느 정도 희망적이고 어느 정도 씁쓸하게 마무리 된다. 결국 주인공 석헌이 고군분투하며 웃음을 주는 모습은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와 소시민들을 향한 위로에 가깝다. ‘염력’ 전반적으로 흐르는 코믹한 분위기가 결국 블랙코미디가 되는 이유다.

다만 자본의 화려한 껍데기만 바라보지 않고 “흉하다”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족이라는 원동력을 통해 희망을 전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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