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 빌딩 18층(지상 65m 높이)에서 고드름이 떨어져 지나가던 시민이 다쳤다.
31일 소방당국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인 30일 오후 2시께 서울 대치동 선릉역 인근의 한 빌딩에서 떨어진 고드름에 행인 A씨가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고드름을 맞은 신체 부위가 손이고 경상이어서 A씨는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그러나 문제는 건물 15∼18층 전면과 측면에 걸쳐 붙어있는 나머지 얼음이었다. 빌딩 측은 이 얼음이 라디에이터에 문제가 생겨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날이 풀리면서 이들 얼음은 계속 조금씩 떨어졌다. 떨어지는 얼음의 넓이는 작게는 손바닥만 한 것에서부터 크게는 PC 모니터만 한 것까지 있었고, 두께도 3∼5㎝였다.
떨어진 얼음이 바람에 날려 건물 앞 5차선 도로의 3차로에 있던 순찰차에 떨어져 보닛이 찌그러지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일단 제거할 수 있는 얼음 일부에 대한 작업을 벌인 뒤 현장을 경찰에 인계하고 철수했다.
경찰은 현장 인근에 폴리스라인과 펜스 설치해 행인들의 접근을 막고, 얼음이 도로로 떨어질 것에 대비해 2개 차로도 통제한 뒤 후속 작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빌딩 유리 벽 청소업체를 불러 얼음을 제거하려 했지만, 업체는 미끄러워 작업이 위험하다며 난색을 보였다.
고민 끝에 경찰은 '스카이차'라고 부르는 고공 작업 차량을 불러 오후 5시 20분부터 오후 9시까지 꼬박 3시간 40분간 작업을 벌여 얼음을 모두 제거할 수 있었다.
스카이차의 최대 작업 높이는 75m이고 얼음이 붙은 최상층인 18층은 지상에서 65m 거리에 있었지만, 스카이차가 작업자를 대각선으로 올려야 했기 때문에 높은 곳의 얼음은 길고 뾰족한 도구로 긁어내거나 떨궈야 했다고 한다.
조응현 대치지구대장은 "저녁까지 추운 곳에서 벌벌 떨며 작업을 지휘했지만, 주민들의 추가 피해 없이 안전조치가 잘 돼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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