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강남점이 롯데 본점 앞서”
업계에 매출 관련 ‘지라시’ 돌아
롯데 1위 유지, 격차는 좁혀져
백화점 매출 1위를 놓고 양대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 사이에 때아닌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매출액 규모에서 롯데백화점 본점을 앞섰다는 내용의 출처 불명의 자료가 유통업계에 퍼지면서부터다. ‘2017년 백화점별 매출 현황’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가 사실이라면 1979년 개점 이래 이듬해부터 2016년까지 37년간 단 한 번도 개별 점포 순위에서 1위 자리를 내준 적 없던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으로선 자존심이 상할 사건이다.
하지만 확인결과 지난해 점포별 매출 순위에서 롯데백화점 본점이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단체관광객의 감소, 북한과의 갈등 고조로 인한 해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롯데백화점 본점 매출이 1조8,000억원대에서 1조6,000억원대로 10% 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신세계 강남점은 매장 증축 효과로 매출이 20% 이상 늘어나 두 점포 간 격차가 수백억원대로 좁혀졌다.
복수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문제의 문서에 나온 수치가 실제와 다른 것도 있고 근사치인 것도 있다”며 “내부 자료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본점이 근소한 차이로 지난해도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개별 점포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아 추정치만 있어 섣불리 어디가 최고 점포라고 말하기 힘들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6년 영업면적을 56% 확장하며 롯데백화점 본점이 갖고 있던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 타이틀을 빼앗았다. 지난해에는 신규고객, 특히 20, 30대 고객이 크게 늘었는데 기존 브랜드 중심에서 상품 중심의 편집매장 형태로 바꾼 차별화 구성이 주효했다고 신세계백화점은 분석했다. 중국인 관광객도 롯데백화점 본점보다 개별관광객 비중이 높아 사드 관련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백화점 부문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4%, 6.8% 증가한 3조6,250억원, 2,20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관광객 감소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무슬림 기도실을 설치하는 등 중국 외 지역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내국인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한중관계가 회복되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증축 효과가 사라질 경우 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백화점 양대 라이벌의 최고 매장 경쟁은 단순히 매출 규모뿐 아니라 영업이익 등 얼마나 내실 있는 경영을 했는지도 따져봐야 진정한 승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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