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로 최종 선정
지분 40% 먼저 인수, 2년 뒤 나머지 인수하는 분할 방식
특정기업에 헐값매각 아냐 반박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오는 7월 대우건설 인수가 마무리되면 시공순위 13위인 호반건설은 단숨에 ‘톱3’로 떠오른다.
전영삼 KDB산업은행 자본시장부문 부행장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산은이 사모펀드 ‘KDB밸류 제6호’를 통해 갖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주식 2억1,093만1,209주)다. 호반건설이 지분 40%를 주당 7,700원의 가격으로 우선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 사 들이는 방식이다. 지난해 10월 매각 공고에서 ‘지분 전량 매각’ 조건을 내걸었던 것에서 물러선 셈인데, 이 때문에 일각에선 “대우건설을 특정 기업에 넘기려는 특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 부행장은 “2016년 10월 이사회에서 매각추진 사안을 의결했을 때 일부 지분 매각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실제 13개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예비입찰서(지난해 11월)에도 매도자가 인수조건을 일부 변경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며 “매각 공고 후 투자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산은이 지금까지 대우건설에 투입한 자금이 총 3조2,000억원인데, 인수가가 절반(1조 6,000억원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며 ‘헐값 매각’ 논란도 여전하다. 전 부행장은 “인수가는 현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이 붙어 형성된 만큼 헐값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성공적인 인수를 자신했다. 호반건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부채까지 포함된 총자산 등 외형적 수치상으로만 대우가 커 보일 뿐, 자기자본 비율 등 실질 이익규모는 호반이 대우보다 2배 이상 많다”며 “다이어트가 잘 된 건실한 회사가 덩치만 큰 회사를 인수한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건설사는 수주와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인(오너)이 있는 호반의 경우 수주와 관리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인수만 잘 마무리되면 대우의 (사업) 효율성이 10% 이상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의 최대 강점인 플랜트와 토목, 원자력발전소 시공 능력 등 해외사업 파트는 지속적으로 육성할 뜻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인수 과정에서 대우의 해외 파트 역량은 국가기간 사업으로 육성해야 할 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이혼 없는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목표로 남은 인수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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