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획사 SM, JYP, 빅히트와 협업
연내 새로운 음악 플랫폼 출시
#2
3개사 음원시장 점유율 15% 차지
인공지능 시대 서비스 확보 차원
AI스피커 ‘누구’와 연동하고
유통과정에 블록체인 도입도
2013년 멜론을 매각하며 음원 서비스 사업에서 손을 뗐던 SK텔레콤이 5년 만에 재도전을 선언했다. 이동통신 요금제 등 기존 상품과 차별화된 새 수익 모델이 필요한 데다, 인공지능(AI) 스피커 상용화와 함께 음악이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면서 재진출을 결정한 것이다.
31일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연내 새로운 음악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3개 엔터테인먼트 업체의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 점유율은 15%이며, CD 등 음반시장 점유율은 50%를 웃돈다.
사실 SK텔레콤에 음악 서비스 철수는 뼈아픈 과거다. SK텔레콤은 멜론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손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던 당시 국내 최초로 월정액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상품을 개발해 대성공을 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에 따라 손자회사 지분 100% 인수 또는 전량 매각을 해야 했고, SK텔레콤이 후자를 택하며 멜론은 카카오 품에 안겼다. 이후 각종 AI 스피커에 지니(KTㆍLG유플러스) 네이버뮤직(네이버) 멜론(카카오) 등이 기본 탑재되는 걸 바라보기만 해야 했다. 이동통신 3사 중 ‘누구’로 가장 먼저 AI 스피커를 출시했음에도 음악 서비스는 멜론을 연동시키면서 자체 음원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다시 한번 음악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려는 SK텔레콤이 앞세우는 차별점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이다. 우선 AI로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을 넣고 AI 스피커 ‘누구’와도 연동시킨다. 5G 상용화와 함께 대용량 영상 콘텐츠가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미래 영상 기술도 적극 개발에 나선다. 아마존이 하는 ‘프라임 멤버십 서비스’처럼 음악과 상거래(11번가), 영상(옥수수)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묶음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블록체인도 도입한다. 음악 유통 과정에서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되지만 개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을 뿐 주요 사업자가 전면적으로 도입한 경우는 아직 없다. 블록체인의 거래 기록 투명화 기술을 활용하면 거래 비용도 절감하고 창작자 권리도 확대하는 혁신이 가능하다는 게 SK텔레콤의 판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블록체인은 이론적으로 해킹이 원천 차단된다”며 “음원의 저작권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등록하고 재생 기록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면 합법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불법 다운로드를 차단할 수 있고, 음원 사용 기록이 투명하게 관리돼 창작자에 배분되는 수익 비중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에 앞서 SK텔레콤은 우선 2월 1일부터 자회사 아이리버를 통해 3개 엔터테인먼트사의 음원 유통 B2B(기업간 거래) 사업부터 시작한다. 아이리버가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콘텐츠를 멜론, 지니 등 음악 플랫폼과 신나라, 핫트랙스 등 음반 도소매업체에 공급한다. 노종원 SK텔레콤 유니콘랩스장은 “국내에서의 소모적 경쟁은 지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음악 콘텐츠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