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에 기고해 “선제타격은 북 핵 미사일의 개발 지연밖에 못시켜”
주한 미국대사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신문 기고를 통해 핵 미사일 발사 전에 북한 핵 시설을 타격하는 이른바 코피 전략(bloody nose)은 미국인들을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피 전략이란 상대방 코에 주먹을 날려 코피를 터뜨리듯, 상대를 위협하기 위해 제한적인 공격을 하는 전략이다.
차 석좌는 30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코피 전략은 미국인들에게 엄청난 위험이 될 것’이라는 제하의 기고문을 싣고, 제한적 선제타격을 주장하는 백악관 강경파들과 견해차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고에서 “선제타격은 벙커버스터로도 폭파시킬 수 없을 정도로 깊게 은닉된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을 지연시킬 뿐”이라고 강조한 뒤 “선제타격은 핵 위협 확산을 저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복수심에 불타는 북한이 이 무기를 미국에 반대하는 불량한 세력에 넘길 수도 있다”고도 했다. 차 석좌는 또 “어떤 이들은 (코피전략에 따른) 피해가 이곳(미국)이 아니라 그곳(한반도)에서 발생할 것이므로 시도해 볼만하다고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무력 앞에 한번에 탈출할 수 없는 주한 미국인 23만명, 주일 미국인 9만명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위험에 떨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자기 파괴적인 손실 없이도 제한적 선제타격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군사옵션이 있다며 이를 4가지로 정리했다. ▦유엔 회원국과의 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 이행 ▦ 통합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 정보 공유, 대잠수함 작전 대비 포함한 한국, 일본과의 동맹 강화 ▦ 북한의 어떤 미사일도 봉쇄할 수 있는 한미일 해상동맹 구축 ▦핵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선제 타격이 아닌 북한이 선제공격할 때를 대비한 군사옵션 준비 등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차 석좌는 “북핵 확산을 허용한다면 그에 대한 응분의 결과에 직면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속적인 장기 전략만이 미국 피해를 최소화하고, 북한의 세력 약화를 이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글을 맺었다.
권민지 인턴기자
빅터 차(Victor Cha) 미국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석좌교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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