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가 4년 간의 긴 여정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최종 모의고사를 치른다.
먼저 실전 체제로 전환하는 남자 대표팀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의 담금질을 31일 마무리하고 2월 1일 인천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인천 선학빙상장에서 두 차례 카자흐스탄(3일ㆍ5일)과 평가전을 치르고 8일 평창올림픽 B조에 속한 슬로베니아를 상대한다. 10일엔 안양실내빙상장으로 장소를 옮겨 평창올림픽 우승 후보 러시아와 일전을 마지막으로 ‘결전의 땅’ 강릉에 입성한다.
남자 대표팀은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2014년 7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스탠리컵(우승 트로피)을 두 차례나 들어올린 백지선(51) 감독과 NHL 738경기에서 241포인트(102골 139어시스트)를 기록한 박용수 코치를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했다.
이후 두 달 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이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부활시키면서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 프로젝트’는 더욱 힘을 얻었다. 팀 전력 강화를 위해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의 귀화도 공들여 추진했고, 최종 25명의 엔트리 중 귀화 선수는 총 6명이 합류했다.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도 완벽했다. 2014년 4월 경기 고양에서 열린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에서 5전 전패, 승점 0을 기록했던 한국은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치러진 이 대회에서 3승(1연장승) 1패, 2위의 성적으로 ‘꿈의 무대’인 월드챔피언십(1부리그) 진출 티켓을 따냈다.
이제 남자 대표팀은 ‘위대한 도전’을 앞두고 세계 정상급 팀을 상대로 예행 연습을 한다. 특히 슬로베니아(15위)와 러시아(2위)전은 세계 랭킹 21위인 우리 대표팀이 올림픽 본선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다. 대표팀은 올림픽 조별리그 A조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격돌한다. 백지선 감독은 “지려고 준비할 거면 우리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이기고자 하고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강조했다.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세부 일정도 30일 확정됐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단일팀이 2월 4일 오전까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한 뒤 당일 인천으로 이동해 오후 6시 인천 선학링크에서 스웨덴과 평가전을 치른다”며 “평가전을 마친 뒤 곧바로 강릉선수촌에 입소한다”고 밝혔다.
단일팀이 상대할 스웨덴은 세계 5위의 강호다.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되는 딱 한 차례 평가전이라 9일간 합동 훈련을 진행했던 결과를 이날 모두 점검해야 한다. 단일팀은 우리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총 3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25일 진천선수촌에 도착한 북한 선수들은 28일 첫 합동훈련 이후 라인마다 1명 이상 투입돼 우리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단일팀이 선수촌에서 함께 묵을지, 아니면 따로 지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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