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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오른팔’ 왕치산, 대미 무역 분쟁 구원투수로?

입력
2018.01.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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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양회 전인대 후난성 대표 선출

WSJ “시진핑 조언 역할 할 것”

국가부주석 취임 가능성도 제기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AP 연합뉴스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A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기 체제’에서도 그의 오른팔로 불려온 왕치산(王岐山)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분쟁 해결사로 나설 것이란 예상이 많은 가운데 그가 시진핑 2기 외교를 총괄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왕 전 서기가 국가부주석을 맡든 다른 지위에서 시 주석에게 조언하든 무역분쟁을 포함해 미국과의 관계를 다루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대회에서 칠상팔하(七上八下ㆍ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내규에 따라 퇴임한 그가 올 3월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여할 118명의 후난(湖南)성 전인대 대표 중 한 명에 선출된 것에 대한 해석이다. 그가 국가부주석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자 ‘왕치산 역할론’에 주목한 것이다.

지난 5년간 반부패 드라이브를 주도하며 시진핑 1인체제 구축에 기여한 왕 전 서기는 진작부터 국가부주석 임명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이번엔 구체적으로 대미외교 구원투수를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왕 전 서기는 1990년대 말부터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 등 다수의 영향력 있는 미국인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금융전문가인 그는 2008년 경제부총리 시절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늘림으로써 전 세계가 미국 발 금융위기에서 조기 벗어나는 데 일조했다. 이후 미국 경제ㆍ외교사절단이 중국에 도착하면 그와의 면담은 필수 일정이 됐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판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는 등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그가 미ㆍ중관계 개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 것이다.

일각에선 그가 대미관계에 그치지 않고 시진핑 2기 체제의 외교업무 전반을 관장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 경우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의 역할은 대외 의전 업무에 맞춰지고 대미 외교는 왕 전 서기가 책임지는 구도가 예상된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외교정책에서도 경제ㆍ금융분야의 중요도가 커지는데다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 유지 등을 위해 시 주석이 외교사령탑 역할을 왕 전 서기에게 맡길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예상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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